1권. 사본.
안위가 충주에 근무하고 있을 때 지은 것이다. 이 책은 서문 · 목차 · 발문 등이 없는 일종의 절목(節目)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27개항이 30면에 필사되어 있다. 이 책은 광복 이후 일본에서 반환(返還) 유산으로 들여와 마이크로필름화되어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 구황서 가운데 현존하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다른 구황서와 다른 점은 이두문(吏讀文)의 토가 달려 있다는 점과, 개조식(個條式)으로 조목화(條目化)된 일종의 절목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절식(節食)이 극히 강조되어 있다. 절식의 방법으로는 죽(粥)을 만들어 먹거나, 가식성초류(可食性草類)를 섞어 먹거나, 또 일일삼식 중 일식을 결하는 등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둘째, 귀신을 제사하거나 불공을 드리기 위하여 음식을 장만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셋째, 식량이 없다고 하여 유리걸식하는 일들을 금하고 있다. 넷째, 진휼청사목(賑恤廳事目)에 따른 구휼을 강조하고, 흉년에 대비한 비축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구황용 장(醬)은 식량으로서가 아니라 굶어 부종(浮腫)이 나는 것을 예방하거나 기력을 유지하는 데 유효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섯째, 구호관계로 아사에 직면한 자나 동상에 걸린 자를 다루는 요령과 진황전(陳荒田:손을 대지 않아 묵고 거친 땅)의 개간, 흉년에 임하는 부자의 자세, 유랑민과 기아(棄兒)에 대한 조처, 흉년의 농우(農牛) 및 노비 · 도둑 등에 대한 대책 등 치안적인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구황식에 대한 방법 제시뿐 아니라, 당시의 풍속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점도 다른 구황서와 다른 점이라 하겠다. 또한, 이 책은 온갖 국력을 기울이더라도 주린 백성을 구휼할 수 있는 방법은 초근목피밖에 없었다는 당시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농정사와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마이크로필름으로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