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62면.
1893년 4월 보은 장내와 금구 원평에서 열린 동학의 신원운동부터 기록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주와 청산 및 보은 등지에서 동학농민군을 진압했던 1894년 11월과 12월의 사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해 봄부터 부분적으로 기포했던 상주와 예천 등 경상도 북부 지역의 동학교도들은 여름에 대대적으로 기포했고, 9월 하순에는 상주를 공격해 점령하였다. 이에 대항해 일본군이 진압에 나서자 상주의 보수양반들도 소모영을 설치하였다.
필자 김석중은 11월 소모영의 유격장(遊擊將)을 맡아 민보군(民堡軍)을 이끌고 진압에 나섰고, 그 활동 기록이 이 책이다. 군중(軍中)에 내린 명령을 비롯해서 효유문, 이동 경과, 전투 상황, 전과, 체포, 처벌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를 통해서 이 지역의 동학 지도자와 동학 근거지를 잘 파악할 수 있다.
김석중은 11월 중순부터 활발히 진압 작전에 나서 상주의 북쪽으로 동학농민군을 추격해서 접주 등을 잡아 죽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동학교도인 주민들의 동요와 기포를 막았다.
특히 상주의 화서와 화령을 넘어 충청도 보은군 장내로 들어갔고, 청산군에서는 최시형을 집요하게 추적하였다. 영동군 용산에서 벌어진 동학농민군과 관군의 전투에도 참가하였다.
또한 손병희가 이끌던 동학농민군이 전라도에서 북상해서 후퇴해 있던 보은군 종곡(鍾谷)을 관군 및 일본군과 연합해서 기습해 커다란 승리를 거두었다.
필자는 용산과 종곡 전투를 생생히 기술하고 승리에 도취한 감상을 적었다. 끝 부분에는 아들에게 서양 서적을 가르치라는 등의 일본군 장교와 나눈 필담과 서신도 간략히 기록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상주군 외서면 우산리진양정씨 종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