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2책. 필사본. 증손 철경(哲卿)이 1714년(숙종 40)에 편집하고 간행하였다고 하나 이 책은 필사본이다. 필사연대는 미상이다.
『하산집』 권두에 김창흡(金昌翕)의 서문이 있다. 권1·2는 시 323수, 권3은 시 13수, 부(賦) 1편, 권4는 설(說) 1편, 서(書)·서(序)·기(記) 각 2편, 발(跋) 1편, 제문 3편, 행장 1편, 갈명(碣銘) 3편, 전(傳) 2편, 소(疏) 1편, 논(論) 2편, 잡저 2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김창흡은 서문에서 최효건의 시를 평하여, 시속의 기휘(忌諱)를 벗어나 당송체(唐宋體)도 아니고 사승(師承)한 바 없음에도 성조(聲調)는 상량(爽亮)하고 기기(氣機)는 횡활(橫活)하며, 냉수를 등에 끼얹는 듯 눈앞에 번갯불이 치 듯하여 백년의 독창적인 격(格)이라는 극찬을 하였다.
『하산집』의 시는 시론의 성격을 띤 것이 많다. 「영최고죽(詠崔孤竹)」에서는 시의 성조가 자연에 합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자창자화(自唱自和)」에서는 옛것을 좋아함이 옛것 자체는 아니라는 논리를 펴기도 하였다. 허격(許格)·이명구(李鳴衢) 등과 절친하여 수창한 시를 많이 남겼다.
자신의 곤궁한 신세를 슬퍼하는 「자도(自悼)」·「자조(自嘲)」·「구조부득(求糶不得)」·「탄식행(歎息行)」, 하층민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읽을 수 있는 「농민원(農民怨)」·「유민탄(流民歎)」 등이 있다.
『하산집』의 「포슬설(捕虱說)」은 우언을 이용하여, 이를 일시의 고(苦)에 비유하여 도인(道人)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발과 기는 주로 자신의 은일처에 대한 것이다.
「산군전(山君傳)」은 호랑이를 의인화한 것으로 인의에 바탕을 둔 정치를 제시하고 있다. 소설에 근접한 모습을 보인다. 「유찬전(柳澯傳)」은 뛰어난 행실이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후세에 전하여야 한다는 긴 서(序)와 함께 유찬의 행적을 형상화한 것이다.
『하산집』의 「만언소(萬言疏)」는 1664년(현종 5) 10월 혜성의 이변에 대하여 상소를 올린 것으로 간관(諫官)의 접견, 50세 이하자의 음사 불허, 군역의 경감, 불급한 요역의 폐지를 건의하고 있다. 논 2편은 모두 역사론에 해당한다. 규장각도서에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도서 『하산세고(何山世稿)』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