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序)·발(跋)이 모두 없어 편찬연대 및 편찬동기 등을 알 수 없다. “나는 신사년 가을에 관서지방을 두루 유람하였다.”라는 내용이 있으나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다.
바로 이어서 “자암(紫庵) 정즙(鄭楫)이 일찍이 나에게 연광정(練光亭)에서 지은 시를 읊어보였다.”라는 언급이 있다. 그러나 역시 자암 정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어 작자를 살피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권3에 ‘근대인(近代人) 이상적(李尙迪)’이라는 용어가 보이고, 정지윤(鄭芝潤) 등의 인명이 나오는 것으로 보면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5권(본집 4권, 속집 1권) 1책. 필사본. 원본은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1989년 동서문화사에서 『한국시화총편(韓國詩話叢編) 11』에 영인하고 수록하였다.
권1에 「유응부기계인(兪應孚杞溪人)」에서부터 「홍화포익한(洪花浦翼漢)」, 권2에 「한악부공후인(漢樂府箜篌引)」에서부터 「홍행우잔고주패(紅杏雨殘沽酒旆)」, 권3에 「오달제호추담(吳達濟號秋潭)」에서부터 「한악부파동삼협가(漢樂府巴東三峽歌)」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권4에 「정지윤감회시(鄭芝潤感懷詩)」에서부터 「과산해관제오삼계전후(過山海館題吳三桂傳後)」, 속집에 「송목지관이언진(松穆之館李彦瑱)」에서부터 「중강현시(中江縣詩)」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동시총화』는 제목에서 우리나라 시인의 시만을 모아 놓은 것을 암시한 것과는 달리 중국·일본 사람에 관한 것도 실려 있다. 그리고 권4에는 사공도(司空圖)의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이 그대로 전재되어 있는 점과 중국인 왕완정(王阮亭)에 대한 시화가 많은 점 등이 특이하다.
비교적 뒤늦은 저작이기 때문에 이른 시기에 편찬된 시화류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조선 말기의 시화가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은 매우 가치 있게 평가할 수 있다. 이상적·정지윤·이언진 등에 대해 자세히 많은 시가까지 수록한 것은 자료적 가치를 더하여준다.
『동시총화』의 찬자는 권2에서 “무릇 시의 법을 보면 마치 음식을 먹는 것과 같아서 오래 고기를 먹으면 채소가 생각나고 오래 채소를 먹으면 고기가 생각난다.”고 하여, 시화에 대한 상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내용의 식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체계가 없고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자의 의식수준에 미치지 못한 저작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