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고활자본. 1854년(철종 5) 후배시인 최성환(崔瑆煥)에 의하여 간행되었다.
『하원시초』 권두에 정지윤의 자서가 실려 있고, 권말에는 최성환의 「간하원시초제사(刊夏園詩鈔題辭)」가 실려 있다. 총 106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별다른 체재를 갖추지 않고 제목과 시를 실었다.
『하원시초』의 시 가운데에 시 짓는 법을 설명한 「작시유감(作詩有感)」은 자신의 창작태도를 밝힌 것이다. “가장 영롱한 곳에 성령(性靈)이 있으니 깊이 파고들지 않으면 쉽게 말할 수 없네. 묘한 경지에 들어가려면 호랑이굴을 찾듯 하여야 하고, 기이한 것을 드러내려면 용문산을 뚫듯이 하여야 한다네.”라 하여 시의 창작근원으로서 성령을 강조하였다. 그와 같은 경지에 들어서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정지윤은 이어서 “그윽한 길은 혼자 가는 것이니 부디 대가의 울타리에 기대지는 말게나.”라 하였다. 시에서의 개성을 중시하고 남의 시를 추종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의 시풍은 권력이나 금력에 대한 저항과 함께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다. 번거로운 문장이나 허황한 형식을 배격하고 간결함을 추구하고 있다.
『하원시초』에 실린 시 가운데에 「관동상매(關東賞梅)」·「전춘시(餞春詩)」·「남한시(南漢詩)」 등은 가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성환의 제사에서는 그의 시를 일컬어 옛 법에 구애되지 않으면서도 옛 법을 버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하원시초』 고활자본은 규장각도서·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과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도서 등에 있다. 이를 필사한 필사본이 규장각도서·장서각도서·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도서관도서 등에 있다. 1986년 여강출판사에서 영인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