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31.5㎝, 측면너비 10.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내에 남아 전하는 금고 중에서 시대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금고 자체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금고의 표면에는 중앙부 한가운데에 卍자가 작게 도드라져 새겨진 것 외에는 별다른 장식무늬를 전혀 넣지 않아, 소박·장중하고 예스런 품위를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이다.
중앙부에는 卍자를 중심으로 두 줄의 세선이 도드라지게 돌려진 사이에 굵은 구획선 하나가 넓게 돌려졌고 그 외곽에는 다시 한 줄의 세선을 돌렸다. 또한, 세선 밖으로는 또 다른 굵은 태선(太線) 두 줄을 간격을 두어 돌렸는데, 전체적으로 보아 동심원상(同心圓狀)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려시대의 금고는 통상적으로 중앙부에 자방(子房)을 중심으로 연판(蓮瓣)이 돌려지고, 다시 그 주위에 여의두문(如意頭文)이나 당초문(唐草文) 또는 구름당초 등이 새겨져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서 이 금고는 아무런 장식무늬가 없이 예스런 맛을 풍겨 주고 있어 하나의 특색을 이룬다.
금고의 측면 중앙에는 도드라진 태선 한 줄을 돌려서 좌우로 양분하였는데 이 넓은 띠 위에 심엽형(心葉形)으로 만든 고리 3개가 붙여져서 끈을 끼워 매달게 되었다.
태선의 넓은 띠의 안쪽에는 좌서(左書)로 돋을새김하여 튀어나오게 주조한 명문 18자가 있어서 제작 연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명문의 내용에서 ‘咸通陸歲乙酉二月十二日成(함통육세을유2월12일성)’이라 하였는데 ‘함통육세’는 함통 6년을 뜻하고 신라 경문왕 5년인 865년에 해당된다.
통일신라기의 작품으로 표면장식이 전혀 없어 고려금고와 구별되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신라시대의 것으로 우리나라 금고의 기본형이 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