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권 1책. 인쇄본. 이것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韓致奫)이 지은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른 속권(續卷) 15권을 말하는데, 보통 해동역사지리고(海東繹史地理考)라고도 한다.
한진서는 한치윤의 조카로 어려서부터 한치윤으로부터 학문을 배웠고 『해동역사』 속편의 유탁(遺託)을 받아 한치윤이 죽은 지 9년 뒤에 완성하였다.
내용 구성은 권1에 고금강역도(古今疆域圖)·고금지분연혁표(古今地分沿革表), 권2에 조선·예맥(濊貊)·옥저(沃沮)의 지리고, 권3에 삼한강역총론, 마한·진한·변한의 지리고, 권4에 한사군(漢四郡)의 고증, 권5에 부여(扶餘)·읍루(挹婁)의 지리고, 권6에 고구려의 강역과 성읍(城邑), 권7에 신라의 강역과 북계(北界)·성읍, 권8에 백제의 강역과 성읍 등으로 되어 있다.
또한 권9에 발해의 강역과 군현(郡縣), 권10에 고려의 강역과 동북계·서북계의 연혁, 권11에 고려의 성읍, 권12에 조선의 강역과 각 도별 구역, 권13에 국내의 명산과 도서(島嶼), 권14에 국내의 하천, 권15에 국경 밖에 있는 우리의 옛날 영토 안의 명산·대천에 대한 고증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권두에서 “글은 말을 이룩함이요, 그림은 형상을 그린 것이다(書以記言圖以象形).”라고 한 것과 같이, 지리학에서 가장 지도를 중요시한 사람이다. 이 책 권두에 본조팔도도(本朝八道圖)를 비롯한 11장의 지도를 수록하였다. 우리 나라 각종 지리지류에서 이렇게 많은 지도를 수록한 것은 찾아보기 드물다.
그 다음 고금지분연혁표를 팔도표 및 계외지분표(界外地分表) 별로 만들어 중국의 역대조와 조선의 상호 지역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였다. 11장의 지도를 넣고, 고금지분연혁표를 만들어 넣은 것은 이 책의 특색이다. 권2에서는 저자의 의견이라 하여 “동국의 옛날 처음에 한수(漢水)를 가지고 경계로 삼았는데, 한수 북쪽은 조선이고, 그 쪽은 한국(韓國)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그가 근세 조선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한 것 같다. 『해동역사』와 마찬가지로 전거(典據)로서 많은 문헌을 인용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서기(日本書紀)』를 인용하여 소위 진구황후(神功皇后)가 신라를 쳤다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역사책에서는 이를 인용한 적은 거의 없었는데, 이 지리고에서는 명확히 인용되었다.
권6∼8에서 고구려·신라·백제를 다룬 다음, 권9에서 발해를 다루었는데, 이는 발해를 국사에 넣어 우리나라로 간주한 것이다. 이것은 『삼국사기』가 발해를 전혀 다루지 않은 것과 사관(史觀)을 달리한 것이다. 전권을 통하여 한반도·만주 지방의 옛 국명과 옛 지명을 들어, 이들이 지금의 어디에 해당하는가 하는 그 비정(比定)에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이것은 자연 역사적 설명이 강조되었고, 지리적 설명이 조금 미흡하다고 하겠다. 1914년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에서 활자본으로 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