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불경목록인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그 책 이름이 보이며, 현재는 그 서문만이 남아 있는데, 『동문선』 제83권에 인용되어 있다. 먼저 간략한 해제로서 이 경전의 불교학상의 위치와 제명(題名)이 뜻하는 바를 풀이하였다.
불설(佛說)은 다양한 논지(論旨)를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모두 일미(一味)이며 일승(一乘)임을 말하고 있으며 그 다양한 표현의 차이는 모두 중생의 근기(根機)에 따른 방편일 뿐이라고 보았다. 이 경은 유식불교(唯識佛敎)의 견해를 대변하고 있으나, 그 본뜻은 결국 중생의 여래장(如來藏)을 확인하여 개성불(皆成佛)을 이루려는 데 있음이라고 하였다.
경명의 해석에 있어서 심밀(深密)이라는 것은 중생이 감추고 있는 그윽한 일심(一心)의 세계를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하였다. 그 일심을 통하여 이상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마음의 고향을 회복하여 가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그것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우치(愚痴)를 없애주기 위하여 이 경이 설해진 것이라고 하였다.
이 서문을 통해 볼 때, 원효의 사상이 반야나 유식 등 어느 특정한 교리에 편중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신론소(起信論疏)』나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등에 나타나는 일심의 원천에 관한 해설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으며 그의 사상적 폭이 매우 심원하였음을 밝히는 자료의 구실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