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경의식 중에서는 가장 약식화된 것이다. 향수해화장계(香水海華藏界)를 줄여서 향수해라 하였으며, "『화엄경』을 근거로 하여, 화엄의 셰계인 연화장엄세계에 계시는 불보살과 조사들의 명호를 부르며 15배의 절을 하여 예경을 올리는 의식이다.
향수해례의 절차는 다게(茶偈)를 독송한 뒤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약사여래·아미타불·미륵불·소재보살·문수보살·보현보살·법기보살·관음보살·대세지보살·지장보살의 해회(海會)와 진사해회(塵沙海會) 등 역대 전등의 조사(祖師)들에게 귀의하는 절차를 가진다.
이 예경의식문의 특징은 단순히 불보살의 명호(名號)만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 불보살이 어떤 불국토의 주인공인가를 밝혔으며, 그 불국토가 어떤 세계인가를 밝혀 신앙세계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음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미타불의 해회를 ‘나무안양국극락계미타해회제불보살(南無安養國極樂界彌陀海會諸佛菩薩)’이라 한 것이다. 이 의식문에 법기보살을 들고 있는 것은 법기보살이 우리나라 금강산에 있는 보살이므로 특별히 강조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우리나라 불교의 신앙세계를 요약하여 전하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현재 합천 해인사에서는 음력 1월의 정초기도에 향수해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