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조당집(祖堂集)』 권20에 수록되어 있다. 『조당집』에는 ‘오관산서운사화상(五冠山瑞雲寺和尙)’이라는 항목이 있고, “그분이 표상현법(表相現法)으로써 이치를 증명한다.”라고 기술하면서, 이 책을 기재하였다.
오관산이란 순지의 별호이다. 그 내용의 전개와 구성이 완전한 독립서이지만, 명확한 제목이 없기 때문에 편의상 『현법상표』라고 부르게 되었다. 순지는 선문구산(禪門九山) 중 위앙종(潙仰宗)을 크게 선양한 인물인데, 사대팔상(四對八相) 등의 원상(圓相)을 가지고 깨달음의 내용을 설명하였다.
위앙종은 불법의 증득(證得)을 동그라미의 원(○)상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선법(禪法)을 가진 종파이다. 이 책에서는 우선 원상을 표상현법이라고 하면서 일원상(一圓相)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설명하였다. 또한, 일원상을 바탕으로 하여 여러 가지 변형을 안출(案出)하였다. 그것을 사대팔상·양대사상·사대오상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그 각각의 상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이 나타내는 법을 설명하면서, 그 이유는 모두 견성(見性)을 방해하는 대치(對峙)의 수단이라고 설명하였다. 요컨대, ‘깨달음’의 경지를 밀인적(密印的)인 시청각 교재로 활용하였고, 불교의 교리를 나타내는 도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은 신라 위앙종의 발전을 도모하였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 지겸(志謙)의 『종문원상집(宗門圓相集)』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혜충(慧忠)이 지은 원상에 대한 견해를 독창적인 안목으로 수용한 특이한 예로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