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26장). 필사본. 제목으로 보아 이용휴의 시집에서 뽑은 듯하나 초선(鈔選)한 사람은 알 수 없고, 필사연대도 미상이다. 다만, 끝에 ‘병진유하서등(丙辰榴夏書謄)’이라고만 적혀 있다.
≪혜환시초≫는 시체별로 엮었다. <송정사군지임서천 送鄭使君之任舒川> 외 오언절구 52수, <송직재적벽단 送直哉謫碧團> 외 칠언절구 30수, <희증사통 戲贈士通> 외 오언율시 4수, <문덕순여유선담시노인동관렵지희작근체시기덕순겸시유선 聞德順與幼選談詩老人動觀獵之喜作近體詩寄德順兼示幼選> 외 칠언율시 6수, <기제백화암 寄題百花庵> 외 오언고시 2수가 들어 있다.
≪혜환시조≫는 초집(鈔集)이기는 하나 현재 전하는 이용휴의 문집 ≪탄만집 𢾡𢿜集≫의 시를 뽑은 것이 아니라 원래의 초고에서 뽑은 듯하다. ≪혜환시초≫에 오히려 훨씬 많은 시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만집≫에 실려 있는 작품 중에 ≪혜환시초≫에 들어 있지 않은 것도 다수 있어, 이용휴 시 전모를 알기 위해서는 둘을 모두 보아야 한다.
이용휴는 대부분의 조선 후기 시인이 그러하듯 근체절구에 장처를 보인다. 그의 시는 흥취보다는 설리(說理 ; 논리)가 강하다. <야행기소견 野行記所見>이나 <전가 田家> 등에서는 깔끔한 소묘를 보여주어 절구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기도 하다.
또, 이용휴는 소옹(邵雍 : 중국 북송의 학자)의 시풍을 좋아하여 <양생음 養生吟>·<후양생음 後養生吟>·<경세음 警世吟> 등을 남기기도 하였다. 시의 많은 부분은 송시(送詩)나 만시(挽詩 :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이다. 특히 연작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혜환시조≫에는 이용휴가 가담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백문시사(白門詩社)와 관련된 것도 자주 보인다. 주목되는 작품은 <문덕순여유선담시노인동관렵지희작근체시기덕순겸시유선>과 <부첩전운기백문시사 復疊前韻寄白門詩社> 10수이다.
조선 후기에 성행한 논시절구(論詩絶句 : 시를 논한 절구 형태의 시)로 이용휴의 시론이 집약적으로 개진되어 있다. 그 핵심은 모의(模擬)를 반대하고 각 시인의 개성에 부합되면서도 정리(情理)에 맞는 시를 높이 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