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호박이나 단호박으로 죽을 끓이지만 주로 늙은호박으로 많이 끓인다. 호박은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인 호박의 열매로 원산지는 페루의 안데스산록이다. 우리 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사찰에서 승려들이 많이 심어 먹었으므로 승소(僧蔬)라 부르기도 하였다.
호박은 조선 말기로 오면서 서민의 부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구황식품으로 한몫을 하기도 하였다. 늙은호박으로 호박죽을 만들 때는 먼저 호박을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어 물을 잠길 정도로 붓고 삶는다. 호박이 푹 무르면 건져서 주걱으로 살을 긁어낸다.
이어 콩도 삶는데 풋콩일 경우는 그대로 삶고 마른콩일 경우는 물에 불렸다가 삶는다. 콩이 거의 물렀으면 찹쌀을 넣어 끓인다. 찹쌀이 익으면 여기에 긁어 놓은 호박살을 넣고 어우러지도록 다시 한번 끓인다. 호박죽은 맛이 부드럽고 당분이 많으므로, 회복기의 환자나 노인식으로 특히 좋다.
호박죽에는 또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A로 변하는 카로틴이 많으므로, 비타민A의 공급원으로도 매우 좋다. 한편, 애호박으로 끓일 때는 쇠고기를 채 썰어 양념하여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끓인다. 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을 썰어 넣고 다시 끓이다가, 호박이 파랗게 익었을 때에 맑은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