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바탕에 담채(淡彩). 세로 135.5㎝, 가로 55.3㎝. 호암미술관 소장. 두마리의 독수리를 그린 것으로, 장끼와 까투리를 소재로 그려진 「쌍치도(雙雉圖)」와 쌍폭(雙幅)을 이룬다.
화면의 상하단을 차지하고 있는 고목의 아래와 윗가지에 앉아 서로 눈길을 교환하고 있는 두마리의 독수리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넘친다. 호쾌한 필치와 장식적으로 처리된 설채(設彩)의 고운 색감이 특히 돋보인다.
고목의 줄기는 몰골법(沒骨法)으로 단숨에 쳐낸 힘찬 필세(筆勢)를 보여주며, 윗가지의 그럴듯한 꺾임새에서는 필묵의 멋이 한껏 느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위 사이의 갈대와 꽃은 단정하게 마무리하고, 고목의 잎 역시 윤기 있는 설채로 운치를 살려냈다.
흰꽃과 푸르고 긴 잎을 제외하고는 새와 나무, 바위 등의 묘사에 부드럽고 대담한 몰골법을 구사하여 그림 전체에 강한 통일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 그림의 주제가 되는 두 마리 독수리에 보이는 억센 발톱과 날카로운 부리, 강인한 깃털, 살기를 띤 눈매와 더불어 몰골법의 자유로움을 최대한으로 살린 대담한 붓질이라든가 설채의 능숙한 처리 등을 통하여 화면 구석구석까지 활력이 넘치게 한다.
화면 왼편 상단에 “넓은 땅 높은 산은 의기를 더해주고 해묵은 나무와 풀포기는 정신을 늘려준다. ”는 제시(題詩)가 적혀 있고 그 밑에 ‘張承業印(장승업인)’이라는 백문방인(白文方印)이 찍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