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삼 년 동안 모신다.
혼백상에는 죽은 사람이 살아 있을 때와 다름없이 하루 세 끼의 식사를 올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성이 지극한 집에서는 술과 심지어는 담배까지도 붙여 올리며, 신발도 상 밑에 놓았다가 하루 세 차례 변소 출입의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혼백상에 상 차리는 일을 ‘상식(上食) 놓는다’고 하고, 이러한 차림의 상을 ‘상식상’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민간신앙에서는 사람의 영혼은 셋이 있다고 믿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세 영혼 가운데 한 영혼은 반야용선(般若傭船)을 타고 염라대왕에게 가게 되며(사람이 죽어서 입관할 때는 그 船費 마련으로 구멍 뚫린 돈 일곱 개를 꿰어서 함께 넣어 줌.), 다른 한 영혼은 신체 ‘뼈난 골(무덤 속 뼈가 있는 곳)’을 지키게 되고, 나머지 한 영혼은 혼백상(상식상)에 붙었다가 삼년상이 넘고 담제(禫祭)가 지나면 하늘 위로 올라가 구름에 떠 그 구름길에 동서로 떠다니게 된다고 한다.
사람이 죽어 삼 년이 지난 뒤 영혼이 저승에서 인간 세계에 나올 수 있는 기회는 일 년 중 꼭 다섯 번 밖에는 없다고 한다. 다섯 번의 기회란 정월 명절날(설날) · 한식날 · 단오날 · 추석날 · 생신일(생일날, 제삿날) 등이다. 이 다섯 날만은 영혼이 저승에 가 있다가도 저승의 옥문이 열려 인간 세계의 자손집으로 와 제를 받고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다섯날 외의 날에는 영혼이 이승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한 자손으로서도 조상의 영혼에 대해서 “기일제사 · 멩질날 이 외에랑 절대로 자손가지에 인사하지 맙서. 놈 본 냥하여 모른체하여 줍서. 귀신은 반가왕 알은 체하민 생사름은 괴로움이 되는 법이우다(기일제사 · 명절날 이 외는 절대로 자손들에게 인사하지 마십시오. 남 보듯 모른 체하여 주십시오. 귀신이 반갑다고 해서 자손들에게 아는 체하면 생사람은 괴로움이 되는 법입니다).”라고 하여 되도록이면 조상의 영혼이라 할지라도 일상시에는 멀리하려고 한다.
사령(死靈)과 인간과의 사이가 가깝게 되면 사람들은 이승길은 멀어지고 저승길과 점점 가깝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혼백상은 사람이 죽어서의 세 영혼 가운데 한 영혼을 이승에서 그 자손들이 모시는 임시의 상을 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