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6월 15일에 충청북도 중원군에서 아버지 홍기하와 어머니 이용구의 사이에서 3녀 1남 중 1남으로 태어났다. 1943년에 김난식과 결혼하였다. 소년 시절부터 소설 쓰기에 관심을 갖고, 김동리가 한때 기거하던 경상남도 사천시의 다솔사로 찾아가 김동리에게 소설을 가르쳐 주길 청했다고 한다. 1947년 5월 『백민』에 ‘신인 추천’으로 「봄이 오면」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민국일보』 · 『평화일보』 등에서 기자로 생활한 바 있으며, 청년문학가협회 · 한국문학가협회 결성에 참여하였다. 1949년에 모윤숙 · 김동리 · 조연현 등과 『문예』를 창간했고, 『문예』에서 편집 실무를 담당하였다. 1950년 8월경에 인민군 주1원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정확한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홍구범은 짧은 생애 속에서 불과 3년여에 불과한 문필 생활을 했지만, 단편소설 13편, 수필 5편, 평론 2편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탄식」 · 「폭소」 · 「귀거래」 · 「창고 근처 사람들」 · 「서울 길」 · 「농민」 · 「노리개」 · 「쌀과 달」 · 「전설」 등이 있다. 「창고 근처 사람들」 · 「농민」의 경우 일제 말기 공출과 징용을 당했던 사람들이 해방 후에도 여전히 궁핍하게 사는 반면, 기회주의적 부르주아는 재빨리 변신해 권력을 계속 유지하는 현실의 모순을 비판하였다. 「봄이 오면」 · 「폭소」와 같은 작품에서는 귀환자들을 통해 해방 공간의 생활고를 리얼리즘적으로 재현하고 풍자하였다. 이처럼 해방 전후 가난한 민중의 삶을 토대로 돈과 권력 구조의 폭력성을 성찰해 나간 홍구범은 소설가 김동리, 평론가 조연현에 의해 ‘조선의 발자크’ · ‘화제작 제조기’라 불릴 정도로 해방기 문단에서 주목받는 신인작가였으나, 한국전쟁 발발 후 납치되며 작품세계를 더 펼치지 못했다.
충청북도 지역 문인의 작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1995년에 제1회 홍구범문학제가, 2007년에 제2회 홍구범문학제가 개최되며 홍구범의 생애와 문학이 재조명되었다. 미발표된 홍구범의 소설을 엮은 단편소설집 『창고 근처 사람들』(푸른사상사, 2007)과 『홍구범 전집』(현대문학, 2009)이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