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설화 (화수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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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재물이 계속 나오는 화수분을 얻는 내용의 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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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화수분 설화」는 어떤 사람이 재물이 계속 나오는 화수분을 얻는 내용의 민담이다. 화수분은 행운을 주는 일종의 주보로, 우리나라 설화에서는 화로·절구·항아리·동이·바가지·뚝배기·표주박·냄비·동전, 혹은 돈을 누는 당나귀, 사람의 비밀을 다 알려 주는 거울 등으로 나타난다. 이 설화에서 주인공의 화수분 획득 과정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경우와 선행에 대한 보은(報恩)의 대가로 이루어지는 경우로 나타난다. 화수분 화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독일, 일본, 캄보디아 등 여러 나라의 설화에서 발견된다.

목차
정의
어떤 사람이 재물이 계속 나오는 화수분을 얻는 내용의 민담.
내용

화수분은 보물이 끝없이 나오는 일종의 보물단지이다. 화수분 안에 어떤 물건이든 넣어 두면, 그 물건은 화수분 안에서 무한정으로 나온다. 일반적으로는 재물이 자꾸 생겨 써도 써도 줄지 않는 현상이나 그렇게 돈을 잘 벌어 오는 사람, 또는 수입을 늘려 주는 가게나 기구를 화수분이라 칭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화수분을 얻었나?’라는 것은 재물을 물 쓰듯이 하는 사람을 탓하는 말이요, ‘화수분을 얻었다.’라고 하는 속담은 큰 보물이 생겼다, 큰 횡재를 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화수분은 행운을 주는 일종의 주보(呪寶)인데, 우리나라 설화에서는 화로 · 절구 · 항아리 · 동이 · 바가지 · 뚝배기 · 표주박 · 냄비 · 동전, 혹은 돈을 누는 당나귀, 사람의 비밀을 다 알려 주는 거울 등으로 나타난다.

이 이야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집안이 망하고 나서 객지(客地)에 나갔다가, 산골 조그만 집에서 노친들을 잘 받들어 모신 후 그 보답으로 화로 하나를 받았다. 그 화로에 불을 담으면 불이 계속 나오고, 쌀을 담으면 쌀이 가득 나오고, 수수 · 콩 등 무엇이든지 화로에 넣는 대로 계속 나왔다. 그래서 결국 이 사람은 부자가 되었다.

주인공이 화수분을 획득하는 과정과 사연에 따라서 다양한 각편이 생성된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이 가뭄에 말라 죽을 위기에 처한 개구리를 물웅덩이에 넣어 살려주자, 개구리가 그 은혜를 갚고자 화수분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다. 혹은 어떤 사람이 천둥소리에 놀라 달아나다가 우연히 발에 걸리는 뚝배기를 발견하거나, 어떤 사람이 어느 요릿집에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고 떠나올 때 요릿집 주인에게서 받은 절구가 화수분이었다는 내용과 같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화수분을 얻어서 부자가 되는 경우 등이 있다.

「화수분 설화」는 기본적으로 주보담(呪寶譚)에 속한다. 그런데 각 유형의 서사 구성에 따라서 민담의 세부 유형이 달라진다. 우연히 화수분을 획득하여 부자가 되는 유형은 행운담, 개구리의 생명을 구해주고 화수분을 얻어 부자가 되는 유형은 동물보은담(動物報恩譚)에 속하며, 선한 사람이 좋은 일로 사용하던 화수분을 악인이 빼앗아 불행을 맞는 유형은 모방담(模倣譚)의 성격을 지닌다.

조선시대의 야담집(野談集) 『청구야담(靑丘野談)』『해동야서(海東野書)』에 있는 「식보기허생취동로(識寶氣許生取銅爐)」에는 허생(許生)이 객지 술집에서 주색으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고 기생의 집에 있는 오금화로(烏金火爐)를 노자(路資)로 얻었는데, 이 오금을 시장에 내다가 팔았더니 귀하고 보배로운 물건이었다는 내용의 「별허생전(別許生傳)」 이야기도 있다. 『어우야담(於于野談)』에는 올공금(丌孔金) · 뼛속의 붉은 구슬, 『청구야담』에는 흔들면 금은이 가득 차는 바가지 등의 주보가 등장한다.

다른 유형[異型]의 화수분은 애초에 특정 보물을 보유하여 대상에게 무한정 제공한다. 무한정 소금을 내는 ‘맷돌’, 무엇이든 나오는 ‘도깨비방망이’, 신부가 신랑을 잡아먹으려던 구렁이에게 받은 ‘보주(寶珠)’로 구렁이를 죽이고 신랑을 구한 설화에 등장하는 ‘구슬’, 매일 일정 양의 쌀이 나오는 ‘바위’, 하루에 일정한 금액의 돈이 나오는 ‘그림’ 등이 이형의 화수분에 해당한다.

정형(定型)의 「화수분 설화」는 서사 구성에 5가지 정도의 특징이 있다. 첫째는 곤경에 처한 사람이 보물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에 놓여 있다. 둘째는 그 궁핍한 사람이 알맞은 대가, 곧 남에게 선행을 베풀고 좋은 마음으로 대하든가, 이 화수분을 점찍어 두고 대단한 정성을 들이거나 투자함으로써 투자의 자격을 지닌다. 셋째는 화수분(보배로운 물건)의 원래 주인이 이 화수분에 대해서 알고 있든지 모르고 있든지 간에, 이 화수분을 아낌없이 선사하기 때문에 화수분의 이동이 순조롭다. 넷째는 화수분을 가진 새 주인이 불로 소득(不勞所得)이나 투자 없이 소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화수분의 새 주인 자신도 화수분을 얻는 데에 공을 들인다. 다섯째는 이 화수분에서 나오는 재산은 올바르고 좋은 일에 쓰여야 하며, 이를 나쁜 일에 쓰거나 악행을 저지르는 일에 쓰면 무효가 된다.

화수분에는 쌀을 넣어야 쌀이 나오고, 돈을 넣어야 돈이 나온다. 이것은 노력 없이는 성과도 없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 농부들이 ‘땅이 화수분이다.’라는 속담을 말하는 것은 정직한 투자만이 정당한 응답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미이다. 누구나 바라는 화수분은 희망 · 선행 · 노력 · 투자 · 선용(善用) 등 인간의 도리를 바탕으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설화의 도덕적인 성격과 생명 존중 사상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이 설화에서는 생태적(生態的) 사고도 읽어낼 수 있다. 자연은 화수분처럼 인간에게 조건 없이 많은 것을 베푼다. 하지만 인간이 필요의 범위를 넘어서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공격적 약탈에 나설 때, 자연은 곧바로 베풀던 것의 공급을 끊어버리거나 인간에게 해를 입힌다. 「화수분 설화」는 화수분 화소(話素)의 기본 자질로서의 ‘무한 공급’,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얽힌 생태적 사유와 공생(共生)의 철학이 정합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화수분 화소는 외국의 설화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일례로, 독일 그림 형제 민담집에 수록된 이야기 중 「하얀 신부와 까만 신부」에서는 아무리 써도 돈이 떨어지지 않는 지갑, 「배낭과 모자와 뿔피리」에서는 펼치기만 하면 멋진 음식들이 가득 차려지는 식탁보, 「재투성이 아셴푸텔(Aschenputtel)」에서는 옷이 없어 무도회에 갈 수 없는 아셴푸텔에게 금실 은실의 비단과 황금 구두를 전해 준 개암나무 등이 있다. 캄보디아의 「화수분 게 등딱지로 부자 된 부부」에서는 돈이 계속 나오는 게 등딱지가 있고, 일본의 여러 민담에서는 소금 내는 맷돌, 보물 표주박, 보물 나막신, 용궁 항아리 등 다수의 화수분이 등장한다.

참고문헌

원전

임동권, 『한국의 민담』(서문당, 1972)
한상수, 『한국민담선』(정음사, 1974)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임석재, 『한국구전설화: 평안북도편』(평민사, 1987)
최운식, 『충청남도 민담』(집문당, 1980)
서대석, 『조선조문헌설화집요』Ⅰ·Ⅱ(집문당, 1991)
이기문 편, 『속담사전』(일조각, 1980)

논문

박연숙, 「화수분설화의 한일 비교」(『일본어문학』 61, 일본어문학회, 2013)
신동흔, 「설화 속 화수분 화소의 생태론적 고찰 - 한국과 유럽 설화를 대상으로 -」(『구비문학연구』 39, 한국구비문학회, 2014)
집필자
박현숙(건국대학교 강사, 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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