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신중은 『화엄경』에 등장하는 신중을 지칭한다. 신중은 대승불교가 전개됨에 따라 재래의 토속신을 수용하여 형성시킨 호법선신중(護法善神衆)으로 불교의 수호신이다.
재래의 신은 개개의 독립적인 존재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이들이 불교에 수용되면서 독립적인 의미가 상실되고 호법신으로서의 복수적인 개념을 지니게 되었다. 즉, 신중이란 모든 재래의 신을 호법신으로 보는 복수개념이다.
한편, 호법선신중으로서의 재래의 신들은 불교에 수용된 이후에도 원래의 기능이 강조되어 다시 분류되기도 하였다. 팔부신장(八部神將)·팔부용왕(八部龍王)·팔금강(八金剛)·사천왕(四天王) 등의 분류가 그것이다.
신중신앙의 신앙적 기능은 불교를 보호하고 불교를 믿는 자를 보호하고 불교가 신앙되고 있는 나라 또는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사는 국토를 보호한다는 신앙적 기능을 지닌다. 이 도량은 자장(慈藏)에 의하여 신라에 화엄불교가 전래된 이후부터 개설되었던 것으로 믿어지나, 화엄신중도량이라는 이름으로 법회가 개설된 것은 고려 때의 일이다.
『고려사』에 의하면 몽고의 침입이 있었던 고종 때 왕의 친설(親設)로 17회나 설회(設會)되고 있다. 국난이 있을 때 화엄신중도량이 자주 개설된다는 것은 국토를 불교수행의 도량으로 본 『화엄경』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화엄신중도량의식은 오늘날 우리나라 신중단의식(神衆壇儀式)으로 전승되어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찰의 대웅전에 불단의 오른편에 신중단을 모셔놓고 있으며, 불단에 예불을 마치면 바로 이어서 신중단의식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