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지방에 전하는 것으로, 『조선민요집성(朝鮮民謠集成)』 영남 내방가사편에 수록되어 있다.
한껏 부풀던 젊은 시절도 다 가고 이제 백발이 된 신세를 한탄하면서, 여생을 꽃과 새와 더불어 태평성대나 기리며 살아가겠다는 내용이다. 형식은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모두 84행이며, 국한문 혼용체로 되어 있다.
사설 전개는 4단으로 짜여져 있다. 제1단은 백두영춘(白頭迎春)으로 “어와 가소(可笑)롭다 남아평생(男兒平生) 가소롭다 청춘사업(靑春事業) 바랫더니 백두옹(白頭翁)이 되단말가……” 하고 청춘이 어느덧 백발이 된 신세를 자탄하였다. 제2단은 축수성군(祝壽聖君)으로 봄을 맞이하여 태평시절의 우리 임금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자는 것이다.
제3단은 백조쟁명(百鳥爭鳴)으로 “말잘하는 앵무성(鸚鵡聲)은 만세만세 호만세요 글잘하는 할미새난 군사만년 축수한다……”라고 앵무새·할미새·삐죽새·소쩍새 등의 새들이 서로 다투어 자랑하는 모습을 그렸다.
제4단은 백화경염(百花競艶)으로 “월궁계화(月宮桂花) 높은가지 누를주랴 피였난고 작작도화(灼灼桃花) 만발(滿發)하니 의기가인 거룩하다……”라고 계화·도화·모란화 등의 꽃들이 그 자태를 경쟁하는 모습을 그렸다.
사설 중 “낙양성동(洛陽城東) 도리화(桃李花)난 가지가지 꽃이피어 인왕산(仁旺山)에 뿌리박아 한강수(漢江水)로 물을주니 사백년래(四百年來) 봄바람에 화중왕(花中王)이 되단말가”는 그 위 사설 “요순성대(堯舜盛大) 다시만나 태평화조(太平花鳥) 잔치하니 강구연월(康衢煙月) 노인들은 격양가(擊壤歌)로 화답하고……”를 받는 사설이다.
이 대목은 조선시대를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대로 간주하고 노인들이 격양가(擊壤歌: 풍년이 들어 농부가 태평한 세월을 즐기는 노래)를 부르며 즐긴다는 것인데, 친왕조가사의 경향이 짙다. 이러한 경향은 온갖 꽃과 새의 경쟁하는 모습을 통해 성상(聖上)의 덕과 태평성대를 형상화한 점에서도 그러하다.
맹춘 시절을 시간적인 배경으로 하면서도 각종 화초·조류들이 절기(節氣)와 관계없이 마구 드나드는 장면은 사실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일종의 언어 유희의 타령조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