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傷寒)·열병(熱病)에 땀을 내지 않을 때에 강력한 발한제를 쓰거나 토하는 약을 쓰며, 또는 하리제(下利劑)를 써서 약이 병에 맞지 않아 급작스럽게 변증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열독이 온몸에 퍼져 얼굴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고열이 오르며 인후(咽喉)가 붓고 피가래가 나오거나 정신이 혼미하여져서 혼수상태에 이른다. 이런 경우 이 처방이 구급약이다.
손을 환자의 가슴에 넣어보아 명치 밑이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 흑노환을 먹인다. 약의 효과가 있게 되면 온몸이 떨리고 이마에서 땀이 난다. 그렇게 되면 병이 풀리는 징조이다.
이 처방은 송나라 주굉(朱肱)이 저술한 『남양활인서(南陽活人書)』에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마황(麻黃)·대황(大黃)이 각 8g, 황금(黃芩)·부저매(釜底煤)·조돌묵(竈突墨)·양상진(樑上塵)·소맥노(小麥奴) 각 3.75g으로 구성되었다.
부저매는 솥 밑에 붙은 검정이인데 지혈제로 쓰며 열성병에 해열·해독 작용을 한다. 조돌묵은 일명 백초상(百草霜)이라고도 하며 아궁이에 있는 재인데 지혈에 특효가 있다. 양상진은 대들보 위에 있는 먼지인데 토사·곽란·지혈·소변불통에 쓴다. 소맥노는 밀밭에 있는 깜부기이다. 열성병으로 얼굴에 열독(熱毒)이 있어 발반(發斑)이 되었을 때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