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1페이지 단권으로 되어 있으며, 국회도서관 및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의 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나선소자전(羅鮮小字典), 나전한자전(羅甸韓字典), 나선자전(羅鮮字典) 등의 이칭(異稱)이 있다.
이 책에는 서문이나 저자에 대한 기록이 없어 편자(編者)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소장본의 표제지(表題紙)에 씌여진 필사 기록에 의존하여 편자를 추정할 뿐이다. 어떤 책에는 표제지(表題紙) 아랫부분에 1851년에 프랑스 선교사 다블뤼(A. N. Daveluy, 安敦伊)가 탈고했다는 내용이 동료 선교사인 페롱(Féron)의 필사 기록으로 남아 있으며, 또 다른 책에는 표제지(表題紙) 아랫부분에 ‘明治 24年 光緖 17年 方達智 編’이라 하여 방달지(方達智)가 편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책의 부제인 ‘Ad Usum Studiosae Juventutis Coreanae’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기초 라틴어를 배우는 한국의 젊은 학생들을 위해 편찬되었다. 표제지(表題紙) 아랫부분에는 발행지 및 발행 연도와 함께 ‘Typis Sociatatis Missionum ad Exteros’가 명시되어 있어 외방전교회(外邦傳敎會)에서 발행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총 301페이지에 걸쳐 약 1만 개의 라틴어 단어를 수록하고 있다. 페이지의 중앙에 세로선을 긋고 왼쪽에는 라틴어를 알파벳 순으로 배열하였으며 오른쪽에는 이에 대응되는 한국어 단어를 한글로 표기하였다. 1면 40줄로 되어 있으며 라틴어와 한글 모두 활자로 인쇄되었다. 한글은 『한불자전(韓佛字典)』과 동일한 최지혁체(崔智爀體) 5호 활자로 인쇄되었다.
이 책은 원래 한글 제목이 없다. 일반적으로 이 책을『나한소사전(羅韓小辭典)』이라 부르는 것은 윤을수(尹乙洙) 신부가 1936년 편찬한 『나한사전(羅韓辭典)』의 모태가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한사전(羅韓辭典)』의 서문에서는 이 책을 『나선소자전(羅鮮小字典)』이라 불렀다.
라틴어 단어를 기초 어휘를 중심으로 알파벳 순으로 배열하였으며, 각 단어의 품사 정보를 명시하고 이에 따르는 문법적 특징을 구별하여 제시하였다.
명사의 경우에는 주격 단수형을 표제어로 삼고 소유격과 성(性)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대응되는 한국어의 품사가 명사인 경우에는 ‘반찬, 단검, 나흘’과 같이 단독형을 제시한 반면, 대응되는 한국어 단어가 명사형인 경우에는 ‘쉬파람불미, 건너감이’와 같이 주격 조사 결합형을 제시하였다. 대명사의 경우에는 격(格)과 성(性), 수(數) 정보를 제시하였다.
형용사의 경우에는 남성 단수형을 기본 표제어로 하여 여성형과 중성형 어미를 제시하였고, 동사의 경우에는 일인칭 단수 현재형을 표제어로 하여 2인칭 단수 현재형, 1인칭 단수 현재완료형, 과거분사형, 부정형(不定形) 및 태(態)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였다.
이 사전은 푸칠로의 『노한사전』(1874),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불자전』(1880), 언더우드의 『한영·영한자전』(1890)에 이어서 나온, 서양어로 된 네 번째 사전이며 최초의 라틴어·한국어 대역사전이다. 초급 단계의 기초 어휘를 중심으로 1만 여개의 라틴어 단어를 수록하였다. 그러나 라틴어 표제어 밑에 한국어 단어를 대응시키는 전형적인 사전 형식을 취하지 못하고 페이지를 좌우로 분할하여 라틴어와 한국어를 대조시키는 방식을 택하여 사전보다는 단어장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책에는 일본어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만든 신조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철학(哲學), 자연(自然), 문화(文化)’ 등의 개념어들은 일본에서 한자를 이용하여 만든 신조어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philosophia, natura, cultus’ 등을 ‘철학(哲學), 자연(自然), 문화(文化)’로 번역하지 않고 ‘philosophia’는 ‘본셩리학, 격물궁리ᄒᆞᆫ 글’로, ‘natura’는 ‘본셩, 셩픔, 인셩’으로, ‘cultus’는 ‘닥금이, 슝샹, 위ᄒᆞᆷ이’로 번역하였다. 이를 통해 서양의 문물이나 개념어를 독자적으로 번역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윤을수(尹乙洙) 신부가 1936년 편찬한 『나한사전(羅韓辭典)』의 모태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나한사전(羅韓辭典)』은 라틴어 표제어 밑에 해당 한국어 단어를 제시하는 현대식 사전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대응하는 한국어 단어 등에서 보다 정교한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