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으로 되어 있으며 서울대, 서강대, 연세대 등의 국내 대학 도서관과 일본의 천리대와 동양문고, 미국의 하버드대 연경학회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메드허스트(W. H. Medhust)는 영국인 선교사로서 성경을 한문으로 번역하는 등 중국 선교에 큰 공헌을 하였으나,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다. 그러나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에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관심에 의해 중국어와 한국어, 일본어가 같이 비교되어 있는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천자문(千字文)』을 번역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책장을 왼쪽으로 넘기도록 서양서 방식으로 편집된 부분과 책장을 오른쪽으로 넘기도록 동양서 방식으로 편집된 부분이 합해져 있다. 서양서 방식대로 영어 서명이 기록된 표지를 왼쪽으로 넘기면 먼저 영어로 된 서문이 있고 그 다음 장에 한글 자모표(Corean Alphabet)가 있다. 그 다음에 60여 페이지에 걸쳐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천자문(千字文)』의 번역에 사용된 영어 단어가 알파벳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반대편에서 동양서 방식대로 ‘朝鮮偉國字彙’라는 한문 서명으로 된 표지를 오른쪽으로 넘기면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천자문(千字文)’, 그리고 이 두 책에 나온 한자어를 목록화한 ‘전본한자의부목록(全本漢字依部目錄)’이 순서대로 이어진다.
이 책에 실린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천자문(千字文)’의 한글 표기에서 많은 오류가 발견되는 것은 메드허스트(W. H. Medhust)가 한국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편찬했기 때문이다.
‘왜어유해(倭語類解)’ 편에서는 맨 윗줄에 영어 단어를, 다음 줄에 한자를 표기하고, 그 다음 줄부터 아래로 일본어 한자음, 해당 한자의 한국어 뜻과 음, 해당 일본어 단어를 각각 한글로 기록하였다. 한글 표기 오른쪽에는 알파벳으로 발음을 전사해 놓았다.
‘왜어유해(倭語類解)’ 편에서는 일부 단어를 일부러 제외했는데, 상권에서는 생식기를 지칭하는 ‘양물(陽物), 음부(陰囊), 음문(陰門)’을 제외했고 하권에서는 ‘일본관명(日本官名)’과 ‘신행소경지명(信行所經地名)’을 제외하였다.
‘천자문(千字文)’ 편에서는 맨 윗줄에 영어 단어, 다음 줄에 한자, 그 다음 줄에 한자의 한국어 뜻과 음을 한글로 기록하였고, 한글 표기의 오른쪽에는 알파벳으로 발음을 전사해 놓았다. 이 책에 반영된 천자문은 석봉천자문(石峰千字文)이며 누락된 한자는 없다.
‘전본한자의부목록(全本漢字依部目錄)’에서는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천자문(千字文)’에 수록된 한자어를 부수와 획수를 이용해 찾을 수 있도록 목록화하였다. 한자어 밑에는 해당 페이지와 행(行)이 표시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지 않고 소주 상인(蘇州 商人)들이 장부에 기입할 때 사용하던 숫자를 사용하였다.
이 책은 서양인이 편찬한 최초의 한국어 어휘집이다. 그러나 직접 어휘를 조사하지 않고 기존 문헌의 내용에 영역(英譯)을 붙여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어휘집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연구할 때 이 책을 참고하였으므로 당시에 이 책의 영향력은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이른 시기의 한글 로마자 표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인 지볼트(P. F. Siebold)가 네덜란드에서 독일어로 간행한 저서 『일본(Nippon)』의 ‘조선편’에 한글이 로마자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책의 로마자 표기는 지볼트(P. F. Siebold)의 로마자 표기와 함께 매우 이른 시기의 로마자 표기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