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화해협력정책은 김대중 정부가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고자 추진한 대북정책으로 햇볕정책이라고도 부른다. 1970년대 서독의 동방정책에 기초하고 있으며 햇볕으로 북한을 개방체제로 전환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반대, 평화협력 및 교류 추진을 3대 원칙으로 천명하였다. 김대중정부는 남북경협 활성화, 이산가족교류,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관계 변화를 모색하였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은 ‘반공국가’의 이미지를 벗고 화해협력과 공존번영으로 나가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3대 원칙은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반대, 평화협력 및 교류 추진)의 기본적인 틀이다. 이전 정부가 맺었던 북한과의 관계는 형식적이고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적대적이었다는 고찰에서 출발한다. ‘선평화 후통일’을 위해 교류를 기반으로 한 화해와 협력 등을 강조한 포용정책이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은 1970년대 서독의 동방정책(Ostpolitik)에 기초하고 있으며 햇볕으로 북한을 개방체제로 전환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은 역사적 변증론적 발전적 산물이며, 민주정치발전과 경제발전을 통하여 증진된 한국정치체제의 산물이며, 국제정치적으로는 냉전 해체 이후 화해와 협력체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법적인 근거가 아닌 동일한 목적을 바라보는 남북한의 시각은 차이가 있어서 현재에는 당시와는 상당한 온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의 출발은 북한의 붕괴는 남한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것이며, 정책의 목표는 평화와 화해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한 한반도 통합이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은 단순한 대북정책이 아닌 남북한 간의 부분적이고 점진적인 통합을 추구하는 평화통합전략이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은 선의를 통하여 다른 국가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경제적 지원 및 교류를 통하여 적대감을 해소시키며, 강경정책은 전쟁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정, 북한과 한국의 갈등은 상호이해가 부족한 결과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즉 튼튼한 안보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화해와 협력을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남북한 평화공존을 실현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는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 일방적 평화통일 불추구, 남북 간 화해협력의 적극추진 등을 대북정책의 3대 원칙으로 천명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3대 원칙을 지키면서 남북한 관계에 관한 정책의 기조로 안보와 화해협력의 병행추구,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의 우선 실현, 화해협력을 북한의 변화여건 조성, 남북한 상호이익의 도모, 남북당사자 해결원칙 하에 국제적 지지확보, 국민적 합의에 의한 대북정책 추진 등을 삼았다.
국가는 국가 간의 관계에서 개별국가의 절대적인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으며 상대국가의 어떤 이익을 배려하는 것이 오히려 그 국가에게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구조적인 현실주의와 제도주의가 갖는 혼합적인 가정일 것이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은 제로섬게임(Zero · Sum Game)에서 윈윈게임(Win · Win Game)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상이다. 즉, 국가는 생존이 보장된 경우에는 국가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의 생존이 위태로울 경우에는 최우선적으로 국가의 생존을 추구한다.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의 생존을 가장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정책들을 선택한다. 따라서 국가의 생존이 국가의 최우선적인 목표이자 기준이 된다.
그러므로 대북화해협력정책의 기조에는 북한에 대한 우호적 사고와 우세한 방위력에서 기인하는 안보지탱력과 북한을 압도하는 경제력에서 북한과의 갈등관계에서 경쟁력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한다. 결국에는 북한체제가 점과 선에서 개방이 이루어진다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개방체제가 작동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사회구성원리와 본능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협력을 선택할 것인지, 갈등을 선택할 것인지는 국가의 생존과 국가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정책의 수단에 불과하지 그 자체는 목표가 아니다.
남북한 간에 전체를 통과하는 전제는 ‘분단유지비용’이 ‘통일비용’보다 고비용이자 이를 축복으로 즐기는 세력과 국가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시도되는 어떠한 것들도 안보상품이자 불안감을 이용한 정치적 기억장치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김대중 정부의 정치적 선택이 햇볕정책이었다. 남북한은 상대국을 상호 생존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적 이익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국제적 협조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웠다. 어떠한 ‘합의서’나 ‘공동선언문’도 상호성보다는 내부용이든지 아님은 위협용으로 제작되어 상대방과의 ‘공존의 프리즘’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은 한국의 힘을 바탕으로 주도적 · 능동적 입장에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냄으로써 평화공존의 남북관계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지향해 나가려는 것으로 개념화된다. 그래서 대북화해협력정책은 남북 교류 및 관계 개선→남북 상호간 신뢰확립→냉전체제의 해소→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평화적 민족통합 등 단계적 과정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더불어 대북화해협력정책의 전제는 평화와 경제의 교환, 한․미․일의 3국 공조 아래 즉 각국의 이해관계와 전략적으로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을 통해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개성공단 설립’ 등의 가시적 성과는 있었지만 정상회담의 대가로 북측에 현금이 건네진 사건인 ‘대북 불법 송금사건’은 후일 대북화해협력정책의 진정성과 투명성의 문제가 생겨 ‘북핵개발’과 연관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있다. 즉 내부적으로 “대북화해협력정책이 안보를 망친다”는 지적에 대한 대안이 부재하다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또한 남북한 교류도 쌍방 간의 교류가 아닌 대북 지원차원의 일방적인 것이어서 그 효과성이 의문을 가져왔다. 정책을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적인 설득인데 북한정부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이라는 표현에 기본적인 거부감이 있었다. 더불어 북한정부는 체제붕괴에 대한 위기감 역시 갖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비롯해, 가장 심중한 문제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대안을 한국정부가 준비하지 못한다면 갈등과 불안의 심리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대중정부의 일관되고 전반적인 대북정책은 대북화해협력정책의 기조아래 진행되었다. 1998년 3월 18일에 민간차원 대북지원 활성화를 위해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참여 확대, 민간의 대북지원 모금활동 규제완화, 협력사업 방식의 시범적인 대북지원 허용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4월 30일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을 위한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를 통해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민간주도의 경협을 유도했다. 이에 따라 경제 · 종교 · 학술 언론 · 문화예술 · 이산가족 등 각 분야에서 인적교류 및 방북이 활성화되었다. 이산가족교류는 김대중 정부의 중점사업 중의 하나인데, 1998년 5월 25일 남북이산가족 교류협의회가 발족되었으며, 이산가족 정보통합센터가 설치되었다.
경제협력 및 물자교역영역에도 정부는 민간기업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 활성화를 위해 1999년 10월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지침」을 제정하고 지원범위와 규모를 확대했다. 또한 실천을 위해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청산결재, 상사분쟁해결절차 등을 합의했다. 특히 2000년 6윌 13∼l5일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의 결정체이자 분단 55년 이후 최대의 성과물이라 할 것이다. 이후 수차례의 장관급회담과 정부 간 및 민간의 교류는 남북한 간의 불신을 최소화하고 통합의 기초를 마련하는 토대를 모색했다.
남한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일방성과 지나친 외세의존이 갖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역으로 북한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대북화해협력정책 또한 상호성에서 본다면 일정한 거리가 있으므로 한국이 원하는 절대적 이익을 실현하는 대상으로 북한을 인식하고 있듯이 북한도 한국과의 관계가 상대적이지 않은 절대적인 관계로 변화를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체제의 긍정적인 변화는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을 가져올 것이며 이러한 수단으로 대북화해협력정책과 적극적인 ‘연착륙’(soft · landing)을 위한 전략과 북한체제의 ‘전복’(hard · crashing)과 같은 강한 압박전략이 있을 수 있다. 대북화해협력정책을 통해서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을 실천하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현상유지’를 원하는 보수층의 부정적인 시각과 반대로 한국주도의 대북포용정책을 통한 ‘접촉과 지원의 증가’는 북한을 개방체제로 전환시킬 것이라는 양극단의 평가가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북화해협력정책은 마지막 냉전패러다임 구도를 마무리하며, ‘반공국가’의 이미지를 벗고 화해협력과 공존번영으로 나가는 ‘공진화’(coevolution)의 전략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