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는 민속놀이로, ‘줄끗기’는 ‘줄다리기’의 의미이다. 선구마을을 위치에 따라 남편과 북편으로 나누어서 한 해의 풍농과 풍어, 그리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놀이다.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 중엽부터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2003년 6월 12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어 전승 · 보존되고 있다.
남해선구줄끗기는 2015년 12월 2일 유네스코 제10차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기타 줄다리기 5건(당진기지시줄다리기, 영산줄다리기, 삼척기줄다리기, 감내게줄당기기, 의령큰줄땡기기) 및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줄다리기 종목 등과 더불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남해선구줄끗기 놀이는 일제강점기에 민속문화 말살정책의 영향으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광복 후 1947년부터 비정기적인 소규모 행사로 연행되었다. 이후 예능보유자 김찬중 등 지역민의 노력으로 1989년부터 정착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데,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에는 선구마을 해변에서 이 놀이가 재현된다. 선구줄끗기보존회는 이 지역의 축제인 벚꽃놀이와 인근 지역 축제가 있을 때 이 놀이를 알리기 위해 시연행사를 하고 있다.
선구마을의 아랫마을이 남편, 윗마을이 북편이 되며, 짚으로 엮은 ‘고’가 가장 중요하게 사용된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마을의 각 가정에서 짚을 갹출하였다. 거두어진 짚으로 고를 만드는데, 남편은 바닷가에서, 북편은 윗당산에서 각기 달리 만들었다. 제작방식은 새끼를 꼬고 이것을 다시 꼬아 큰 고를 만드는 형식으로, 이 고의 크기는 직경이 약 1m이며, 원줄의 길이가 2m 정도 계속되다가 조금 가는 네가닥의 줄이 40m 길이로 만들어진다.
놀이의 순서는 당산제, 어불림, 필승고축, 고싸움, 줄끗기, 달집태우기의 순이다. 북편과 남편의 편장은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총각이나 마을의 장정이 선정되며, 편장을 중심으로 북편 주민과 인근마을인 사촌(모래치), 임포(깨골), 운암(우남동)이 한편으로 구성되고, 남편은 향촌(버든), 가천(가내) 마을이 한편이 된다. 이 놀이가 성행할 때에는 참여자가 500여 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당산제는 정월 대보름에 남편과 북편이 만들어 놓은 고를 메고 윗당산과 아랫당산에 가서 제를 지내는데, 제관은 초헌, 아헌, 정헌과 집사, 축관으로 선정된 이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윗당에서는 풍년을, 아랫당에서는 풍어를 기원한다. 어불림에서는 인근마을로 응원꾼을 모으기 위해 고를 메고 노래를 부르며 순회하는데, 상대편과 싸우기 전까지 흥을 돋우는 과정이다. 필승고축은 승리와 함께 풍농 · 풍어를 기원하는 축문을 읽는 놀이이다. 고싸움은 고를 서로 맞대고 승자인 암고와 패자인 숫고를 결정짓는 과정이다. 암고가 이기면 풍농과 풍어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줄끗기에서는 양편 고를 서로 맞대 빗장으로 고를 끼워 연결한 뒤에, 3판 2승의 줄다리기를 한다. 달집태우기는 남편과 북편의 주민이 달집을 태우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한 해의 액을 날려 보내는 망월 대동굿이 펼쳐진다.
선구줄끗기는 바닷가에서 행해지는 민속놀이로서, 놀이와 민속신앙이 적절하게 잘 배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화합을 도모하는 마을 공동제의놀이의 성격을 지니는 민속놀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단순히 고싸움이라는 놀이가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한 해의 액을 제거하는 의식을 행하고, 줄끗기의 승패에 상관없이 주민들의 화합의 장이 마련되는 지역축제로서 그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