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지리 단잡기 ( 잡기)

부여 내지리 단잡기
부여 내지리 단잡기
민속·인류
놀이
문화재
음력 7월 7일 충청남도 부여군 은산면 내지리에서 ‘단(丹)’이라는 질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행하던 민속놀이.
정의
음력 7월 7일 충청남도 부여군 은산면 내지리에서 ‘단(丹)’이라는 질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행하던 민속놀이.
개설

이 놀이는 ‘단(丹)’이라는 질병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마을공동놀이이다. ‘단’은 단독(丹毒, erysipelas)이라고도 하는데, 오한과 고열이 나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며, 그 경계가 선명하여 벌겋게 부어오르는 일종의 피부병이다. 전염성은 없으나 누구나 걸릴 가능성이 있고, 외상을 입기 쉬운 신체의 여러 부위를 매우 빠르게 옮겨 다니고, 만졌을 때 통증이 있으며, 심하면 단기간에 사망할 수도 있어서, 일명 ‘단귀신’이라고도 부른다. 내지리단잡기는 2000년 1월 11일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내지리단잡기 놀이의 발생시기는 백제 말기로 보여지는데, 이는 단귀신인 두목광술단에게 “당나라로 속거천리하라.”는 사설 내용과 조상 대대로 실시해 왔다고 말하는 마을주민들의 증언에 의해 추론이 가능하다. 1995년 제36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현재 이규찬이 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다.

놀이방법

단잡기는 주로 칠월칠석에 행하며, 내지리뿐 아니라 인근마을에서도 함께 참여한다. 이때는 마을주민 대부분이 참석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람이 참가해서 그 함성이 세 동네까지 멀리 울려 퍼져야 단귀신을 쫒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이 발병하는 것을 ‘단이 일었다’ 혹은 ‘단이 돋았다’라고도 한다. 단의 종류는 증세와 형태에 따라 12단으로 구분되는데, 청단·태단·홍단·백단·흑단·황단·띠단·녹두단·팥단·메밀단·풍단·두목광술단 등이다. 이 중에서 두목광술단이 우두머리격으로, 단잡기에서도 가장 먼저 잡는다. 단이 발병하면 민간치료가 우선이지만, 사람들은 발병 원인을 집안에 잡귀잡신이 침범하였거나 부정이 있을 경우에 발병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이유로 인해 민간치료보다는 단잡기 의식이 질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믿었다.

단잡기 순서는 단굿, 오곡걸립, 단잡기, 땅굿놀이, 액맥이놀이의 순으로 진행된다. 단굿은 잡귀를 몰아내어 병이 낫기를 기원하는 의식으로 법사가 북을 치면서 의례를 진행한다. 오곡걸립에서는 동네 풍장패와 마을사람들이 환자의 집으로 모인 뒤에 행렬을 지어 마을의 각성바지 다섯집을 돌며 오곡을 걸립하는데, 행렬은 전령기, 영기, 오방기, 당상관, 전령, 집행관, 단기(小), 단기(大), 좌상, 풍장패, 지게꾼, 동네사람 순이다. 단잡기는 걸립해 온 오곡으로 오곡밥을 지어 잡아 온 12종류의 단에게 오곡밥을 먹이고, 단을 큰 항아리에 잡아넣는 과정이다. 땅굿놀이에서는 12단을 잡아넣은 항아리를 오곡걸립의 행렬 순으로 손없는 방향으로 가서 땅속에 묻고, 단의 잡귀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게 그 위에 불을 피우고 액풀이 노래를 한다. 액맥이놀이는 단이 나은 환자에게 감사의 절을 받으면 환자를 축원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단이 마을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액맥이놀이를 하면서 환자와 완쾌된 기쁨을 나누며 신명나게 춤을 추면서 놀이를 마무리 짓는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내지리단잡기는 개인이 아닌 마을에서 질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예방차원의 성격을 띠는 치병의례를 마을공동놀이화하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 놀이에서는 질병에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 마련되는데, 이해관계로 소원해진 사람들도 필히 참석하여 관계를 개선하고 놀이를 통해 마을의 단합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치병과 관련된 공동체놀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사례라는 점에서 내지리단잡기는 가치가 큰 민속놀이이다.

참고문헌

『부여의 민간신앙』(부여문화원, 2001)
『충청남도의 민속예술』(충청남도, 1995)
『부여군지』(부여군, 1987)
문화재청(cha.go.kr)
부여군청(buyeo.go.kr)
부여문화관광(buyeotour.net)
충남관광포탈(tour.chung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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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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