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굿이란 독경(讀經)을 주로 하는 법사(法師)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굿을 말한다. 앉은굿은 ‘굿’이라는 명칭보다는 ‘경 읽는다’, ‘독경한다’ 등의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는 중부 이북 지역의 굿이 강신 무당에 의해 춤과 노래로써 선채로 굿을 하는 데 반해,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을 포함한 그 이외 지역에서 법사가 북이나 꽹과리를 두드리면서 독경을 하기 때문에 생겨난 용어이다. 즉 앉아서 한다는 의미로서 앉은굿이라 불리는 것으로, 전국 각지에 산재되어 있으나 전라북도 지역의 앉은굿 중에서도 무가에 해당되는 독경이 대표적으로 평가받아 2001년 6월 5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으며, 군산시 거주 최갑선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최갑선은 전북 옥구에서 출생으로 7살에 신이 내려 신병증세를 보이다가, 1969년 전북의 유명한 법사였던 한진석에게 내림굿을 받았다. 신이 내린 뒤에 법사가 진행하는 의례를 학습하였으며, 이를 위해 한문을 익히고 경문 및 종이무구 등을 제작하는 법도 배웠다. 그는 특정한 신부모에게 무업을 익힌 게 아니라, 특정한 부분을 잘한다거나 혹은 유명한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그 특정한 부분만을 익혔다. 스승 법사들로는 한진석 외에도 서울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군산의 법사 최광식, 그리고 채현묵 · 고길용 · 최양수 · 박길산 · 박복선 · 강도홍 · 이용해 등에게서 독경 공부를 하였다.
전북특별자치도에는 전통적으로 법사가 진행하는 앉은굿이 잘 전승되고 있다. 최갑선 예능보유자는 군산지역의 기초적인 경(經)을 기본으로 하여 산경 15경, 대경 20경(큰경, 천경), 4가지풀이 등 독경 전편과 팔문을 포함한 설경이라 불리는 종이무구 전편 제작을 전수받았다. 그는 용왕굿 · 씻김굿 · 넋맞이굿 · 넋건지기 · 애맞이기 · 중복경 · 나무목신경 · 동토경 · 당산경 · 조왕경 · 삼신풀이 · 녹녀살풀기 · 태산집기 등의 경을 읽으면서 의례를 진행한다.
앉은굿의 의례형태는 안택(安宅) · 축귀(逐鬼) · 해원(解寃)이 주를 이룬다. 안택은 재수굿에 해당되는 가장 기본적인 의례이다. 축귀는 귀신을 쫒는 의식으로, 병굿이나 신이 내린 사람을 위한 신굿 또한 하나의 환자의 범주 안에 넣어서 이 의례를 행하기도 한다. 해원은 한을 품을 사람의 원한을 풀어주는 의미로서, 죽은 사람을 위한 천도의례인 씻김굿이 이에 해당된다.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은 법사의 앉은굿 외에도 세습무에 의해서 진행되는 선굿이 함께 공존하였던 지역이나, 현재 선굿을 하는 세습무 무녀로는 전금순이 유일하다. 이에 반해 법사들의 활동은 활발한 편이며, 이 지역의 특성이 잘 전승되고 있다.
최갑선은 2001년 시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래 매년 전승행사를 행하고 있는데, 신이 내려서 내림굿을 받은 뒤에 법사들에게 독경을 학습한 법사라는 점이 특징적이며, 현재 전라도 지역 독경 전판을 소유하고 있다. 2006년 8월에는 전북지역 내의 법사 및 보살들과 함께 무대에서 시연을 펼친 바 있으며, 현재에도 인근 지역의 법사와 보살과 함께 무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과거 굿이 흥했을 때는 한 달에 30∼35개의 굿을 하였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무속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여 굿을 잘 하지 않는 실정이다.
앉은굿은 충청도 지역의 무속의례로 알려져 있으나,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에서도 꾸준히 전승되어 왔으며, 이 지역 특유의 독경이 학습을 통해 입문한 법사들을 통해 계승되고 있다. 특히 최갑선 예능보유자는 앉은굿 의례 때 종이무구와 신위 등을 매번 직접 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경 의례뿐 아니라 물질문화 부분이 잘 전승된다는 점에서도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