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장정한 뒤 책의(冊衣)를 입히는 과정에서 책의를 배접한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덧붙인 면지를 격지라 하는데, 공격지(空隔紙)는 이 격지와 서책의 본문 사이에 끼워 넣은 빈 종이를 일컬으며 국왕 및 왕세자·세손에게 올리는 책에 이용되었다.
『선원보략(璿源譜略)』이나『국조보감(國朝寶鑑)』등이 인출된 후 국왕에게 올리는 서책인 진상건(進上件)과 왕세자 및 왕세손에게 올리는 진헌건(進獻件)에 이 공격지를 한 장 씩 넣어 장책하였으며, 봉안건(奉安件)에도 이용되었다. 그러나 반사건(頒賜件)에는 표지 안쪽에 격지 한 장만을 이용하였으며 공격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진상·진헌건의 지의(紙衣)와 격지 및 공격지에 소용된 종이는 초주지(草注紙)이며 반사건에는 저주지(楮注紙)가 이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