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지출이 증가하거나 조세수입이 감소하면 재정적자가 늘면서 국가의 총채무잔고가 증가하고 국채가 증가한다. 국채는 현실적으로 국내외 차입금, 국공채, 국고 채무부담행위로 구별되는데 국공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외 차입금, 국고 채무부담행위도 광의의 국공채로 포함시켜 국채와 국공채를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각 국가별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국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가 증가하는 것 자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국채가 늘면 경제규모도 커지면서 소득대비 채무부담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채의 규모 자체보다는 국민소득에 비해서 국채의 비율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재정적자가 클수록, 국공채 지급이자가 클수록, 경제성장률이 낮을수록 국민소득 대비 국채의 비율이 증가한다.
소득대비 국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흑자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조세수입이 증가해야 한다. 이 경우 국민소득과 생산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를 국채의 부담이라고 한다. 국채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채의 변화를 가져오는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각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국방·치안·소방·계약위반에 대한 제재 등 ‘작은 정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불평등한 소득수준을 재배분하여 분배구조를 개선하고 지나친 경기변동을 완화시켜 경제성장을 안정적으로 도모하는 등 폭 넓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정부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그 자금으로 여러 가지 지출을 하게 되는데 전자를 세입, 후자를 세출이라고 한다. 정부의 세입과 세출과 관련된 활동을 재정이라고 한다. 재정은 중앙정부인가, 지방정부인가에 따라 중앙재정·지방재정·일반재정으로 구분된다.
재정지출을 변화시키거나 조세를 변화시키는 재정정책은 국민경제에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총수요 효과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증가시키면 그 지출만큼 생산물 수요가 증가한다. 정부가 세금을 감소시켜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총수요가 증가한다. 다음으로 정부는 직접 혹은 국공기업을 통하여 설비투자, 사회간접자본의 투자, 연구 및 인적 자본투자 등 공공투자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공투자활동은 총투자를 증가시켜서 정부의 소비지출과 같이 총수요를 증가시키면서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공공투자가 총자본스톡을 증가시키면서 미래의 생산능력을 제고시키기 때문이다. 도로·항만·댐·철도·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교육 훈련 등 인적자본투자와 연구투자는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고 내연적 경제성장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조세를 부과하면 가격이 왜곡되면서 시장가격과는 다르게 자원이 재분배되고 이를 통해 경제왜곡이 발생 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시장실패가 있는 경우 조세는 오히려 이러한 왜곡의 역효과를 통해 시장을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유인효과를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국채의 규모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모두 합해서 1997년에 69조 6천억원이었던 것이 2000년에 119조 6천억원, 2004년에 203조 1천억원이었으며, 국민소득 대비 국채비율은 1997년에 12.3%, 2000년 19.2%, 2004년 26.1%, 2007년 30.7%, 2009년에는 35%로 소득대비 국채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국민소득 대비 국채비율이 낮아서 재정건전성이 양호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현재의 국채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한 논의는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71.1%, 영국 57%, 프랑스 76.1%, 일본 172.1% 등 OECD국가의 국가채무 비율은 약 78.7%에 달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30.1%로 서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국채 비율의 적정성 판단은 국채 비율의 상대적 수준뿐만 아니라 국채의 증가속도와 기타 경제환경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10년 동안 일본을 제외하고 선진국의 국채 비율은 하락하거나 오히려 10년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국채 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 때의 12.3%에서 2007년에는 30.7%로 급등하였다. 또한 경제수준이 서로 다른 국가에서는 부채부담 능력도 다르게 되는데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큰 선진국과의 단순한 소득대비 국채 비율의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인구구조의 고령화, 저출산 추세에 따르는 세수증가율의 둔화와 향후 사회복지 부문의 지출확대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국채 비율의 증가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불황기에는 민간부문의 수요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채무를 불가피하게 늘려야 하므로 평상시 국채의 목표수준을 설정하여 국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해외자본의 유출 위험 등 취약한 소규모 개방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재정건전성을 건실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기적인 재정건전성 목표를 명확히 하고 명시적인 관리목표수준을 설정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