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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서의 표지에 다양한 무늬를 박아 넣는데 사용되는 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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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국 고서의 표지에 다양한 무늬를 박아 넣는데 사용되는 목판.
내용

한국의 능화판(菱花板)은 다양한 문양을 새긴 목판으로 여러 장의 한지를 압착하여 책의 표지용 무늬를 박아 넣는데 사용된다. 능화판은 고서의 표지를 장식하기 위한 미각적인 효과와 아울러 공기층을 형성하여 책의 본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능화판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고려 말부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실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초기의 능화판이 불교와 관계된 문양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특징은 종교적 신앙으로서 성전(聖典)의 제작에서 책표지의 장식이 발달하는 문화적 양상으로 동 · 서양 모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불경이 중심을 이룬 고려시대는 자금과 목판인쇄의 경험과 기술이 사찰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능화판의 제작이 처음 이루어진 곳이 사찰일 것으로 추정된다.

능화판의 문양의 구성은 크게 바탕 문양과 소재 문양으로 구분된다. 문양은 15∼16세기에는 연꽃, 보상화문에 칠보(七寶)가 포함된 형태가 전형을 이루며, 작은 새와 물고기가 포함된 무늬도 간혹 보인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보상화문이 없어지고 주제 무늬는 형태적으로 작아지면서 칠보도 점차 없어지는 경향을 띠고 연꽃도 바탕선으로 표현되거나 디자인화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17세기에는 매우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여 칠보 · 팔보(八寶) · 잡보(雜寶) · 원형 · 덩굴무늬 등이 나타나고,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까지 중앙을 중심으로 굵은 선으로만 처리되고 보상화문이 없어진 무늬가 주종을 이룬다. 또 같은 시기에 ‘만(卍)’자가 등장하여 독립적으로 쓰이거나 칠보와 연꽃, 천도 등과 복합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였으며, 사방연속의 정형화된 형태가 틀을 잡게 되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까지는 다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대담한 독립문양으로 국화 · 나비 · 용 · 봉황 · 문자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완숙된 정제의 이미지는 없으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능화판의 문양은 책의 표지와 책지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붉은 실로 꿰매는 오침안정법(五針眼訂法)과 함께 한국 고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고서의 간행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참고문헌

『능화판(菱花板)』(남권희, 대원사, 2006)
「조선시대(朝鮮時代) 고서(古書) 표지문양(表紙紋樣) 변천(變遷)에 대한 연구」(남권희, 『옛 책의 아름다움』, 청주고인쇄박물관, 2004)
『면과 선의 세계』(영남대학교 박물관, 2001)
「능화판 연구(菱花板 硏究)」(이태우, 영남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1)
「능화판제작(菱花板製作) 및 내사기연구(內賜記硏究)」(이은택, 『도서관학논집』2,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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