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고려목판 ( )

출판
유물
문화재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 사간판전에 소장된 고려시대 판각의 불교 경판류 및 도판.
정의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 사간판전에 소장된 고려시대 판각의 불교 경판류 및 도판.
개설

198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고려시대에 새겨진 목판으로, 불교경전과 유명한 승려들의 저술과 시문집, 연표와 판화 등을 판각한 것이다. 전체 수량은 26종 110판에 달한다.

내용 및 현황

①『금광명경(金光明經)』51판(板)

금광명경은 금광명참법(金光明懺法)의 내용과 사천왕신앙(四天王信仰) 즉 사천왕이 경전을 수지(受持)하는 국왕과 국토를 수호한다는 신앙을 담고 있다. 북량(北涼)의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4권본을 새긴 것으로, 동일 번역본이 해인사 대장경 정자(精字) 함(函)에 전하기도 한다. 판각 시기는 권말을 새긴 판의 마멸로 알 수 없으나, 13세기 초경으로 여겨진다.

②『불설보문경(佛說普門經)』7판(板)

당(唐)나라 보리유지(菩提流志)가 번역한 판본으로, 경판의 내용상 『법화경보문품(法華經普門品)』이나 대장경에 포함된 축법호(竺法護) 번역의 『보문품경(普門品經)』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또한 동진(東晋)의 기다밀(祇多密)이 번역한 『불설보문경(佛說普門經)』과도 전혀 달라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경전이다.경판의 판각시기 또한 판을 새긴 형식 즉, 판의 크기와 6행마다 절첩하기 위한 간격의 배려, 판의 전반적인 마모 상태 등 형태적인 특징으로 말미암아 고려 후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③『불설예수십왕생칠경(佛設預修十王生七經)』6판(板)

이 경(經)은 불교의 지장신앙과 도교의 명부관(冥府觀)이 결합되어 예수신앙 의례로 체계화되고 유포되는데 이론적인 배경이 된 경전이다. 현존하는 판의 본문은 주로 십대왕 개개의 변상(變相)을 새겼다. 변상의 도상과 이에 대한 설명 및 장수표시가 있으며, 제1진광대왕에서 제10오도전륜대왕으로 끝을 맺고있다. 판을 새긴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새긴 형식으로 미루어 고려말 각판으로 추정된다.

④『불설예수십왕생칠경(佛設預修十王生七經)』8판(板)

③과 동일한 경전으로, 판의 내용도 같다. 본문은 십대왕의 변상을 새겼고, 도상에 대한 설명과 변상에 새겨진 10개의 찬(讚)을 순서대로 설명하였다. 경전의 내용은 역수(逆修)‚ 즉 역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죽음에 대비해 닦고 시왕(十王)에게 공양하고 죄업을 참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참회를 통하여 칠재의(七齋儀)를 행함으로써 죽은 뒤 좋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판을 새긴 시점은 간기판이 누락되어 알 수 없고, 고려 후기 각판으로 여겨진다.

⑤『대방광불화엄경정행품(大方廣佛華嚴經淨行品)』 2판(板)

이 경전은 당(唐)나라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화엄경』주본 80권 권14의 전반부 내용을 판각한 것이다. 전체 39품 중 제11품으로, 경판의 말미에는 서해군(四海郡) 부인 최씨(崔氏)와 소아(小兒) 이씨(李氏), 도인(道人) 일진(一眞)이 발원하였던 사실이 밝혀져 있다. 또한 판을 새긴 각수는 대사(大師) 석비(釋比)임을 명기하였다.

⑥『불설범석사천왕다라니경(佛說梵釋四天王陀羅尼經)』 1판(板)

판의 끝부분에 나라의 태평함과 민생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병신(丙申)년 6월에 해인사에서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고종 23년(1236)에 판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⑦『대반야경과(大般若經科)』 2판(板)

경의 말미에 『대반야경과(大般若經科)』는 권의 끝부분에 도인(道人) 혜단(惠團)이 경인(庚寅)년에 판을 새기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판각 시기는 고종 17년(1230)년으로 여겨진다.

⑧『불설천존각온황신주경(佛說天尊却溫黃神呪經)』 각 1판(板) 씩 두 종류

경전의 내용은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던 내용이 독송되어 있다. 이에 아난(阿難)이 전염병을 물리칠 방법을 청하니 부처께서 주문(呪文)을 일러주었으므로, 이 주문을 지성으로 독송하면 병이 치유된다는 내용이다. 전염병을 물리치는데 효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밀교 계통의 위경(僞經)으로 여겨진다. 동일한 제목의 경서지만 판각이 다른데, 각 판각의 내용은 동일하고 다만 판의 크기가 다르다.

⑨『불정심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佛頂心觀世音菩薩大陀羅尼經)』 1판(板)

경의 끝부분에 어매현(御梅縣)에 살았던 사람이 발원하여, 병을 없애고 복을 기원하고자 판을 새겼음을 밝혔으나, 판각 연대는 알 수 없다.

⑩『불설십이마하반야바라밀다경(佛說十二摩訶般若波羅蜜多經)』 1판(板)

경전의 말미에 나타난 기록으로 미루어, 장수(長壽)와 연명(延命)을 기원하는 일종의 위경으로 추정된다. 판각 시기는 밝히지 않았으나, 고려 말 각판으로 여겨진다.

⑪『보살상(菩薩像)』 1판(板)

보살상은 각판의 앞면과 뒷면에 4명씩 모두 여덟 명의 보살입상이 새겨져 있다. 보살에는 모두 머리 광배가 표현되어 있으며, 몸에는 얇은 옷을 길게 걸치고 있다.손의 모양은 한결같이 공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⑫『화엄경변상도(華嚴經變相圖)』 6판(板)

이 화엄경 변상판은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가 번역한 화엄경 60권 중 12권에 해당되는 것으로, 화엄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나타낸 불교 판화이다. 흔히 진본(晋本)이라 일컬으며, 경문의 내용을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우측에는 먼저 경의 제목과 권의 차례를 밝히고, 좌측에 경문의 내용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

⑬『불설상천왕천제석청명장생경(佛說上天王天帝釋淸命長生經)』 2판(板)

이 경전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며, 번역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경판이 완전하지 못하고, 간행기록이 나타나지 않지만 고려 후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⑭『보살계본지범종요(菩薩戒本持犯宗要)』 1판(板)

이 판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저술한 『지범종요(持犯宗要)』를 새긴 판으로 판을 새긴 연도가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원효의 저술로 함께 전하는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 등과 같은 시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⑮『대방광불화엄경관음지지품(大方廣佛華嚴經觀音知識品)』 2판(板)

이 경전은 당(唐)나라의 반야삼장(般若三藏)이 번역한『화엄경』정원본 40권 중 권16의 「관음지식품(觀音知識品)」에 해당되는데, 후반부만 남아있다. 경전 끝에 있는 기록을 통하여 충혜왕 1년(1331)에 보응대사인원(忍源)과 목암체원(體元)에 의해 판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⑯『지자대사권수서방정업의병발원문(智者大師勸修西方淨業儀倂發願文)』 2판(板)

이 판의 정식 명칭은 알 수가 없다. 다만 판의 앞쪽 본문의 내용에 의거하여 명명한 것이다. 판의 새겨진 내용은 아미타불의 이로움과 은혜를 염송조로 칭송한 것이다. 간기를 새기지 않았으나, 고려 후기의 각판으로 추정된다.

⑰ 『기신론필삭기(起信論筆削記)』 3판(板)

경판의 앞부분에 ‘장수사문 자선 록(長水沙門 子璿 錄)’이라 새겨져 있다. 경판을 새긴 연도는 확실하지 않다.

⑱『대방광불화엄경여래현품(大方廣佛華嚴經如來現品)』 1판(板)

이 판은 당(唐)나라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화엄경』주본 80권 중 권51의 「여래현품(如來現品)」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판각 시기는 알 수 없다.

⑲『역대연표(歷代年表)』 2판(板)

이 판의 저자는 알 수 없으나, 충렬왕 4년(1278) 인흥사(仁興社)에서 판각한 것이다. 고대 중국의 역대왕조와 신라와 고구려 및 백제에서 고려 충렬왕 2년(1274)까지 여러 왕들의 재위기간이 기록되어 있다.

⑳『화엄경소(華嚴經疏)』 1판(板)

이 판은 당(唐)나라의 승려 징관(澄觀)이 지은『화엄경소(華嚴經疏)』60권 중 권2의 내용에 해당된다. 판각 시기는 알 수 없다.

㉑『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1판(板)

이 판은 당(唐)나라의 승려 징관(澄觀)이 지은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90권 중의 권13의 내용에 해당한다. 판각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고려 후기 각판으로 추정된다.

㉒『기신론초(起信論抄)』 1판(板)

이 판은 원효 저술의 『기신론소(起信論疏)』를 초출(抄出)한 내용이다. 판각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고려 후기 각판으로 추정된다.

㉓『기신효소(起信曉疏)』 1판(板)

이 판은 전해오는 판본이 없지만,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에 수록되어 있으며, 기신론(起信論)의 삼대소(三大疏)의 하나로 평가되는 원효의 『기신론소(起信論疏)』의 내용을 담고 있다.

㉔『기신론중과(起信論重科)』 2판(板)

이 판은 원효의 『기신론(起信論)』에 과문을 붙인 것이다. 본문은 경문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계보도 형식의 과문을 취하고 있다. 기신론을 과(科)와 판(判)으로 나누어 구별하여 판각하였다.

㉕『화엄신중(華嚴神衆)』 1판(板)

이 경전은 『화엄경(華嚴經)』을 지키고 받드는 보살대중을 판각하였다. 신중(神衆)은 불교를 지키고 배우는 자들에 대한 통칭으로, 이 판에서는 불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설법장의 청중들이다. 이 경판에서는 장소에 따른 신중의 이름과 신중이 변하여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형상이 묘사되어 있다. 새긴 연도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 후기 판각으로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이상의 경전들은 흔히 국간판(國刊板)에 견주어 사간판(寺刊板)이라 일컫는다. 이와 같은 사간판에는 당대의 고승 및 개인의 시문집과 저술, 연표나 불교 판화 등 다양한 종류의 각판들이 남아있다. 이러한 목판 중에는 간행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훼손된 것들이 많으나, 내용상 현재까지 그 간본이 전하지 않는 유일판이 많아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사료로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원효의 저술 등 불교사적으로도 희귀한 자료들은 당대 사상과 문화를 알 수 있는 1차 자료가 된다. 나아가 고려시대 불경의 간행과 유통이라는 관점에서, 이 시기 불교신앙의 경향을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어서 기록유산의 중요성도 한층 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별 경판에 대한 미시적 검토를 통하여 고려시대의 판화와 판각기술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기도 한다.

참고문헌

『전국사찰소장목판집』(박상국, 문화재관리국, 1987)
『라려인쇄술의 연구』(천혜봉, 경인문화사, 1980)
「경남의 사찰소장경판고」(박상국, 『문화재』15, 문화재관리국, 1982)
「海印寺雜板攷」(藤田亮策, 『朝鮮學報』第138輯, 奈良 : 朝鮮學會, 1991)
「朝鮮海印寺經板攷」(大屋德城, 『東洋學報』15卷, 東京 : 東洋文庫, 1926)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