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릉엄경』은 당나라 반자밀제가 처음 한역하고 중국 송나라 휘종때 온릉 개원련사의 비구 계환이 요점을 뽑아 주해를 한 불경이다. 한국에서는 『금강경』,『원각경』,『대승기신론』과 함께 불교 전문강원의 사교과(四敎科) 과목으로 채택되어 학습되었다.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판본도 매우 다양하다. 1988년 보물로 지정된 『능엄경』은 조선 세조 때 금속활자인 을해자로 간행한 책으로 한글 언해본이다.
『능엄경』 언해본은 계환의 요해(要解)를 선택하여 세조가 구결을 한글로 달고 이에 따라 한계희(韓繼禧), 김수온(金守溫) 등이 번역함으로써 이루어진 책이다.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을해자본 권10의 마지막에 수록된 어제발언해주(御製跋諺解註)에 의하면, 번역하는 데에는 세조가 직접 구결을 달았고 이에 의거하여 한계희, 김수온이 번역하였으며 박건(朴楗), 윤필상(尹弼商), 노사신(盧思愼), 정효상(鄭孝常) 등이 비교 교열하고, 영순군 이부(李溥)는 체제를 결정하였으며 조변안(曹變安), 조지(趙祉)는 한자음 표기를 하고, 신미(信眉), 사지(思智), 학열(學悅), 학조(學祖) 등이 교정하여 세조가 확정하고 조씨두대(曹氏豆大)가 낭독하였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인쇄는 세조 6년(1461) 9월에 교서관에서 주자(鑄字)로 400벌을 인쇄하라 명하고 10월에 인쇄가 모두 끝나서 반포되었다.
1988년 보물로 지정된 『능엄경』은 세조 즉위 원년(1455)에 강희안(姜希顔)의 글씨를 바탕글자로 삼고 동(銅)으로 주성하게 한 을해자와 을해자한글자로 세조 6년(1461)에 간행한 책이다. 전체 10권 10책 중에 권4, 7, 8의 3권 3책이 남아 있다. 형태 사항은 대체적으로 사주단변(四周單邊), 반광(半匡) 27.5×20.0cm이며. 계선이 있고 본문 9행 대자17자, 중자21자, 소자쌍행21자이다. 판심은 상하백구(上下白口),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이다. 붉은 글씨로 교정한 기록이 있다.
1988년 보물로 지정된 『능엄경』은 언해본으로 권4, 7, 8의 3권 3책이 남은 것이다. 각 책의 마지막장에 음석(音釋)이 수록되었다. 권4는 여래장(如來藏)의 의미, 중생들의 미혹과 업(業)의 근원, 수행할 때의 마음가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권7은 능엄다라니를 설하고 그 공덕을 밝힌 것이고 권8은 보살의 수행하는 단계와 일곱 갈래의 중생 그리고 그 생존양상을 설명하였다. 언해는 한자를 크게 쓰고 한글로 토를 작게 달은 뒤에 번역을 2줄로 싣는 방식이다.
15세기 우리말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국어사적 인쇄문화사적 연구 가치가 높으며 이듬해 간행되는 간경도감판의 번역과 체제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므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