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은 당나라 반자밀제(般刺蜜帝)가 처음 한역하고 중국 송나라 휘종때 온릉(溫陵) 개원연사(開元蓮寺)의 계환(戒環)이 요점을 뽑아 주해를 한 불경으로,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 『수능엄경(首楞嚴經)』 혹은 『능엄경(楞嚴經)』으로 일컫는다.
『능엄경』은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요의(要義)를 설(說)한 경전으로서 한국에서는 주로 선가(禪家)에서 독송 · 연구되었으며, 불교 강원 사교과(四敎科)의 하나로 학습되었던 경전이다. 한문본과 언해본이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판본도 아주 다양하다. 동일판본으로 1988년 보물로 지정된 기림사(祇林寺)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복장(腹藏) 전적 중에 권2∼권4의 3책과 1994년 보물로 지정된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본 권9∼권10의 1책이 전해진다.
1401년(태종 1)에 태조가 신총(信聰)에게 계환의 해석본에 의거하여 대자(大字)를 쓰게 하고 새기게 한 10권 5책 완질이 전래된 것이다.
권10 말에 있는 권근(權近)의 발문(跋文)에 따르면, 조선 태종 1년(1401)에 태상왕(太上王)으로 있던 태조가 전 양정사(楊井寺)주지 신총대사에게 대자(大字)능엄경을 쓰게 하여 어람(御覽)하고 판각하게 하여 보시(布施)한 것이다.
간역(刊役)의 감독관은 내속고적(內速古赤) 통선랑(通善郞) 승녕부판관(承寧府判官) 윤백안(尹伯顔)이었고, 판각에 참여한 각수는 명호(明昊) · 선관(善觀) · 중오(中悟) · 혜공(惠空) · 지부(知孚) · 김오(金悟) · 노신(盧信) · 임득중(任得中) · 김윤(金潤) · 최구(崔口) · 최유(崔宥) 등 이었다.
10권 5책.(완질) 판식은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곽(半郭) 크기는 27∼27.9㎝×18.2∼18.5㎝이다. 본문에 계선(界線)은 없고 8행 20자, 주쌍행(註雙行)으로 되어 있다. 판심은 어미(魚尾)가 없이 판심제 ‘능(楞)’에 이어 권차(卷次), 장차(張次) 만을 표시하고 있다.
『능엄경』은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요의(要義)를 설(說)한 경전으로 번뇌(煩惱)에 가득찬 마음을 버리고 묘명(妙明)한 마음을 밝히는 것이 그 요지이고, 이를 위한 실천 수행으로 계율을 청정히 지켜 선정(禪定)을 닦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판본은 신총대사의 독특한 필서체로 글씨를 써서 정교하게 새긴 조선초의 독자적 판본인 점에서 서지학적 의의가 크고, 왕실간본으로 시대적 상황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