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원각경』이라고도 하는데 『대방광원각경』, 『원각수다라요의경』, 『원각요의경』이라고도 한다. 고려의 지눌(知訥)은 이를 깊이 신봉하여 요의경(了義經)이라 하기도 했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은 한문본과 언해본, 구결본 등이 간행되었다. 불교 수행에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고 있는 경전으로서 그 내용이 대승(大乘)의 참뜻을 잘 표현하고 있어 한국과 중국에서 널리 유통되어 왔다.『금강경』,『능엄경』,『대승기신론』등과 함께 불교 전문 강원의 4교과 과정의 필수과목으로 학습되어 왔다.
중국 당대(唐代)에 불타다라가 한역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에 종밀이 소초(疏鈔)하고 이어 세조가 한글로 구결을 단 것을 1465년(세조 11)에 을유자로 인출(印出: 책판에 박아내는 것)하였다.
을유자는 『원각경』을 인출하고자 정난종이 쓴 송설체의 글자를 바탕으로 하여 주조한 활자다. 이 을유자(乙酉字)로 인쇄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은 간경도감의 언해본과 달리 언해하지 않고 본문과 요해에 한글구결을 달고 간행하였다.
현담문고 소장본(보물, 1995년 지정)은 동일한 금속활자인본으로 표지와 크기를 제외하고 판식이 거의 같다. 특히 1219-1호는 처음 간행 당시의 표지장황이 남아있는데 목판인쇄된 제첨이 붙어있다. 대체적인 형태사항은 사주단변(四周單邊)에 반광(半匡) 1920×1314㎝, 유계(有界)이며, 6행 대자 13자 소자 19자로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에 판심제는 ‘원각(圓覺)’이다.
1995년 보물로 지정된 판본은 현담문고에 소장되어 있고 2008년 보물로 지정된 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원각경은 서문, 본문의 상권(1과 2로 구분)과 하권(1,2,3으로 구분) 구성되고 상권 1을 다시 1과 2로, 상권 2를 1, 2, 3으로, 하권 1, 2, 3을 각각 1, 2로 다시 분권하였다. 현담문고 소장본(보물, 1995년 지정)은 상권 1의2와 하권 1의1, 1의2, 2의1, 2의2로 모두 5권 3책이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보물, 2008년 지정)은 상권 2의2, 하권 3의1, 3의2로 3권 2책이다.
경의 본문인 상, 하편은 석가여래가 12명의 보살과 문답을 통해 원각의 묘리(妙理)와 그 관행(觀行)을 설하는 내용이다. 각 장(章)에서 설한 주요 내용은 문수보살장(文殊菩薩章), 보현보살장(普賢菩薩章),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 금강장보살장(金剛藏菩薩章), 미륵보살장(彌勒菩薩章), 청정혜보살장(淸淨慧菩薩章), 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 변음보살장(辯音菩薩章), 정제업보살장(淨諸業障菩薩章), 보각보살장(普覺菩薩章),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 현선수보살장(賢善首菩薩章) 등이며 사람들이 원래부터 지니고 있는 선한 바탕을 닦을 것을 권한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은 간경도감 언해본을 저본으로 경문 및 주석의 한글 구결 부분만을 편집하여 을유자판으로 인출되었으므로 구결은 간경도감본 원각경언해와 일치한다. 그렇지만 간경도감의 한글언해 불경과는 별도로 금속활자로 간행된 구결본 원각경이다. 구결본으로 구분되는 것은 간경도감판 언해본 원각경이 원각경 전체의 대문, 대문의 언해, 요해, 요해의 주석, 요해의 언해를 하는 편찬 양식인데 비해서 언해가 없고 한글 구결만 대문과 요해에 붙어있음을 뜻한다.
한편, 이 책을 간행할 때 쓰인 을유자는 글자의 모양이 바르지 못하여 갑진자(甲辰字) 주조 시에 녹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그 전래본이 많지 않다. 따라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은 15세기 조선시대 국어학 및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이 원각경은 초인으로 그 인쇄가 가장 깨끗하므로 현존 을유자본 중 으뜸으로 손꼽혀지는 귀중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