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은 당나라 반자밀제(般刺蜜帝)가 처음 한역하고 중국 송나라 휘종 때 온릉(溫陵) 개원련사(開元蓮寺)의 계환(戒環)이 주해한 『능엄경계환소』의 내용을 과문(科文)에 따라 『능엄경』 본문에 붙인 책으로, 『능엄경』으로 약칭한다. 『능엄경』 언해본은 계환의 요해(要解)에 세조가 구결을 한글로 달고, 이에 따라 한계희(韓繼禧)·김수온(金守溫) 등이 번역함으로써 이루어진 책이다.
한국에서는 소화엄경(小華嚴經)이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높이 숭상되는 경전이며 선종(禪宗)의 중요한 경전으로서 『금강경』·『원각경』·『대승기신론』과 함께 불교 전문강원의 사교과(四敎科) 과목으로 채택하여 학습되었다.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판본도 매우 다양하다.
세조 즉위 원년(1455)에 강희안(姜希顔)의 글씨를 바탕글자로 삼고 동(銅)으로 주성하게 한 을해자와 을해자한글자로 1461년(세조 6)에 간행한 책이다.
세종대왕기념관 소장으로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을해자본권10의 마지막에 수록된 어제발언해주(御製跋諺解註)에 의하면, 번역하는 데에는 세조가 직접 구결을 달았고 이에 의거하여 한계희·김수온이 번역하였으며, 박건(朴楗)·윤필상(尹弼商)·노사신(盧思愼)·정효상(鄭孝常) 등이 비교 교열하고, 영순군 이부(李溥)는 체제를 결정하였으며, 조변안(曹變安)·조지(趙祉)는 한자음 표기를 하고, 신미(信眉)·사지(思智)·학열(學悅)·학조(學祖) 등이 교정하여 세조가 확정하고 조씨두대(曹氏豆大)가 낭독하였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인쇄는 세조 6년(1461) 9월에 교서관에서 주자(鑄字)로 400벌을 인쇄하라 명하고 10월에 인쇄가 모두 끝나서 반포되었다.
1권 1책.(권수·권1) 형태사항은 대체적으로 사주단변(四周單邊)이며, 반광(半匡) 크기는 23.0㎝×17.5㎝이다. 본문에는 계선(界線)이 있고, 9행에 대자17자, 중자21자, 소자쌍행21자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하백구(上下白口),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이다. 인본(印本)을 보면, 대자·중자·소자의 활자가 쓰이고 있다. 글자체가 평평하고 대체로 폭이 넓으며, 대자는 세조의 글씨를 바탕으로 삼았고, 중자에는 강희안 글씨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권수에는 송나라 승려 급남(及南)이 1127년에 쓴 서문과 계환(戒環)의 해(解)가 있어서 능엄경의 의미와 사상, 전체구성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권1의 내용은 칠처징심(七處徵心)을 주제로 하며 석가모니가 제자 아난과의 문답을 통하여 마음을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는가를 밝힌 것이다. 마지막에는 음석(音釋)이 수록되었다.
『능엄경』언해본의 경우 지금까지 불교학이나 역사학계에서 경전의 성립과 번역과정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사상사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특히 15세기 우리말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국어학적으로 여러 차례 연구되었다.
본문에 기입된 언해·구결, 간행 및 유통 판본과 더불어 금속활자연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자료이다.
1461년에 간행된 을해자본 『능엄경』 언해본는 최근에 계속 발견되어 전 10권이 모두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