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은 당나라 반자밀제(般刺蜜帝)가 처음 한역하고 중국 송나라 휘종 때 온릉(溫陵) 개원연사(開元蓮寺)의 계환(戒環)이 요점을 뽑아 주해한 불경으로,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수능엄경(首楞嚴經)』 혹은 『능엄경(楞嚴經)』으로 일컫는다.
『능엄경』은 심성의 본체를 천명한 대승(大乘)의 비밀부(秘密部)에 속하는 불경으로서 한국에서는 주로 선가(禪家)에서 독송·연구되었으며, 불교 강원 사교과(四敎科)의 하나로 학습되었던 경전이다. 한문본과 언해본이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판본도 아주 다양하다. 1462년(세조 8)에 간경도감에서 1461년(세조 7)에 간행된 을해자본을 교정하여 다시 목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능엄경』언해본의 계통은 첫 번째가 1461년 간행한 을해자본이고, 두 번째가 그 이듬해인 1462년에 간행한 간경도감본이다. 그 외에도 을해자본과 간경도감본의 번각본으로 알려진 판본이 있다.
간경도감은 불경간행을 국가적 사업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왕권으로 설치한 임시 기구로, 설치된 이후 세조의 불경간행사업을 도맡아 추진하였으며, 불경 중에 『능엄경』은 이러한 세조의 불경간행에 핵심적인 자료로 알려져 있다.
세조는 친히 구결을 달았고, 여러 중신들에 의해서 언해가 이루어졌다. 세조 8년(1462) 8월에 계양군(桂陽君) 이증(李增)이 도제조가 되고, 윤사로(尹師路)·황수신(黃守身)·박원향(朴元享) 등이 관여하였다.
2권 2책. 표지는 개장하였으며, 판식은 사주쌍변(四周雙邊)이고, 반광 크기는 22∼23㎝×18∼19㎝이다. 본문에는 계선(界線)이 있으며, 9행에 대자17자, 소자쌍행으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하대흑구에 상하내향흑어미이다. 2책 모두 ‘교정(校正)’의 인(印)은 날인되어 있으나, 다른 인장으로 그 위에 겹쳐서 날인하였기 때문에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날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경의 언해와 요해(要解)의 언해를 구분하여 수록하였고 판형도 경의 대문과 요해·언해에 따라 크기를 달리하였으며, 대자·중자·소자가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보인다. 판각, 지질, 판형 등 인쇄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후 간경도감에서 간행되는 언해본의 모범이 되었다.
『능엄경』은 번뇌(煩惱)에 가득찬 마음을 버리고 묘명(妙明)한 마음을 밝히는 것이 그 요지이고, 이를 위한 실천 수행으로 계율을 청정히 지켜 선정(禪定)을 닦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권2의 내용은 깨달음의 본성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한 것이고, 권10은 오음의 근본을 설하여 경의 본론을 끝낸 뒤 이 경의 공덕과 유통에 관하여 부언한 것이다.
이 책은 15세기 한글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국어학적으로 의미가 크며 그 당시 불서와 언해본 간행의 핵심적인 자료로 한국 인쇄문화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료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