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출신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정세신(鄭世臣)은 최씨무신집권기 말엽 고종이 총애하던 신하였다.
1255년(고종 42)에 최항(崔沆)의 후계자로 지목된 최항의 종첩 소생 최의(崔竩)에게 예법을 가르쳤으며, 고종 말에 우부승선(右副承宣)에 임명되었다. 성품이 경박하였으며, 숙직할 때마다 민수(閔修)와 함께 바둑을 두며 기생을 끼고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으므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왕의 병이 위독하고 나라에 변고가 많았는데도 걱정하지 않았으며, 관료들이 올리는 건의마다 무시하고 왕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정세신의 행태는 고종의 총애와 최씨정권의 든든한 후원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