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형. 142면. 중외출판사에서 1974년 7월 5일에 발행하였다.
시집의 표지 다음에 여러 문인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수록되어 있고, 이어 서정주의 ‘서’, 문덕수의 해설(「의미의 무효화」), 목차, Ⅰ부∼Ⅳ부에 총49편의 작품, 시인의 후기(「시로써 질문하는 방식」)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은 서정주 시인의 집에서 문덕수,이원수, 이재철, 이형기 등의 문인과 함께 찍은 것이다.
Ⅰ부 ‘형용사집(形容詞集)’에는 ‘형용사’ 연작 22편이 실려 있다. 이 시들은 “한 사람이 나에게/하나의 낱말을 건네 주었다/그것은 무형(無形)이었다/무형인 그것은 점점 커져서/나의 전신을 덮어버렸다//숲 속에서 여름이 잠시 머물듯/낱말은 나의 통증과 만나/나를 햇빛 속으로 끌어 내었다”(「형용사8」)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적인 주체가 언어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를 추적하는 작품들이다.
Ⅱ부 ‘낱말추적’에는 ‘낱말추적’ 연작 12편이 실려 있는데 “낱말이어/저무는 가을/점점 어두워지는 석남꽃의 눈을/또는 그 주위를 돌고 돌다가/모로 쓰러진 낱말이어//살을 맞고도/드는 날의 난도질에도/죽지 않고 살아나는/어진 정신의/낱말이어”(「낱말추적5」)에서처럼 낱말을 사물화하고 주체화하는 작품들이다.
Ⅲ부 ‘초생지(草生誌)’에 실린 ‘초생지’ 연작 8편에서는 ‘봉숭아’, ‘명아주’, ‘돌배나무’ 등 풀이나 나무 등을 통해 “존재하는 것들의/가장 연한 흔들림”을 노래하고 있다.
Ⅳ부 ‘전신(轉身) 또는 쓰레기’에는 「엑조티시즘풍(風)」, 「아마튜리즘」, 「반역」, 「이론가에게」, ‘조율(調律)’ 연작 3편 등 7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기철의 첫 시집인 『낱말추적』은 삶의 존재와 실상을 탐구하는 지적인 정신이 감성적인 언어와 어떻게 조우하는가라는 시의 원론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시집은 단순한 서정성이 아닌 지적인 탐구를 통해 서정의 세계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