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형. 116면. 문학예술사에서 1979년 5월 1일 발행하였다.
이 시집은 시인의 서문(「꽃을 향한 동적인 미학」), 목차,백승철(白承喆)의 해설(「반교양주의의 뚝심」), 작품 95편, 시인의 자술 연보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집에 실린 「해당화」에서 「진달래」에 이르기까지 95편의 시는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모두 꽃 이름을 시의 제목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모두 4행시라는 점이다.
시인 자신이 시집 서문에서 “꽃이라는 정적인 대상에 섹스를 주입시켜 사는 5년 동안 동적인 미학을 4행시의 형식을 빌어 구축하려 애써 왔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선생님의 곁에 서서 여선생님의 살 냄새를/숨죽인 듯 마시고 마시던 옛날이 있는/늬 앞에서 나는 또 하염없이/손위 여자와 흘레하고 싶어 손톱을 뜯는다”(「모란」)에서 보는 것처럼 이 시집의 시들은 꽃을 대상으로 거침없는 성적인 묘사와 집요한 탐구를 보여준다.
이처럼 비속어와 상스럽게 여겨지는 일상의 어휘들을 거침없는 구사하는 적나라한 성적 묘사에 대해 백승철은 해설에서 “밥 먹고, 오줌 싸고, 흘레하면서 짐승과 다를 것 없이 살아가는 우리 생활에 대한 자연스런 탐구”라고 말한다.
이 시집은 꽃이라는 특정 대상만을 소재로 하여 미학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개성적이다. 첫 시집 『사행시초(四行詩抄)』(1974)에 이어 지속적으로 4행시에 대한 탐구 성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 현대시에서 4행시 계보는 대개 김영랑, 박희진, 강우식 등으로 이어지는데, 김영랑과 박희진의 4행시가 다소 단조롭고 관념적이라면, 강우식의 4행시는 대상에 대한 구체성의 획득과 함께 탈관념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