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형. 231면. 시인사에서 1982년 6월 10일에 발행하였다.
이 시집은 목차, 서시 2편, 제1부 ‘어머님 약전(略傳)’에 17편, 제2부 ‘망향’에 20편, 제3부 ‘삶의 노래’에 22편, 신경림(申庚林)의 발문「간절한 통일 염원의 망향시」, 시인의 후기 ‘시집 뒷글’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기억이전」, 「청상과수」, 「어머님 목소리」 등 17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북쪽에 살아 계실지도 모를 어머님을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열다섯에 시집 와 스물둘에 청상과부가 되어 살아 온 어머니의 모습을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보편적인 여인상으로 표출시키고 있다.
2부에는 「망향」, 「고행산천」, 「임진강」 등 2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분단으로 인해 갈 수 없는 북쪽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들이다. 이 망향의 노래들은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향수에 그치지 않고,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의 노래이며 분단현실에 대한 준엄한 비판의 작품이 되고 있다.
표제작인 「망향」은 “산아/산아/말하라//바람아/구름아/기럭아/전해다오”로 시작하여 “아, 창자를 쥐어짜는/이 그리움/이 슬픔//한 해 두 해 넘어가고/어언 십년/다시 십년/또다시 십년이 흘러//어허 흰 머리에,아직도/피맺힌시각이 저며져 가는구나”로 마무리 되고 있다.
제3부에는 「집을 빼앗기던 날」, 「양배추 열 통」, 「포장마차」 등 22편이 실려 있는데, 시인이 삶의 현실에 부딪히면서 겪은 일들을 노래한다. 「집을 빼앗기던 날」은 평생 처음 장만했던 집을 빼앗아가는 “매정한 인심”을 다루고 있고, 「양배추 열 통」은 곱창을 팔기 위해 “영하 십육도 오분 아침 수돗물에/곱창을 씻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을 그리고 있다.
또 「포장마차」는 과외지도로 생활비를 벌던 시인이 과외공부 금지 후 포장마차 일을 하면서 겪은 “길바닥에 목숨을 건/딱한 군상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시집은 월남한 시인이 65세의 나이에 낸 첫 시집으로 실향민 세대의 현실의식과 역사의식, 통일의식을 담고 있다. 그의 시는 통일 염원과 분단 현실에 대한 비판을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형상화했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