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이, 잇몸, 경구개 등에 붙이고. 그 양쪽 혹은 한쪽으로 공기의 통로를 만들어 기류를 내보냄으로써 만들어지는 자음을 가리킨다.
현대한국어의 ‘발’처럼 음절말 위치에서 발음되는 /ㄹ/은 설측음 중 치음(齒音) 혹은 치조음(齒槽音)인 [l]에 해당된다. 이 외에도 설측음에는 권설음(捲舌音)인 [ɭ], 경구개음(硬口蓋音)인 [ʎ], 연구개음(軟口蓋音)인 [ʟ]이 더 있다. 그런데 /ㄹ/이 늘 [l]로만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음절말 이외의 환경에서는 원칙적으로 탄설음(彈舌音)인 [ɾ]로 발음된다. ‘달리기, 달려’처럼 ‘ㄹㄹ’ 다음에 [i, j]가 올 경우 두 번째 ‘ㄹ’은 경구개음인 [ʎ]로 발음되기도 한다.
설측음 [l]과 탄설음 [ɾ]은 음성적으로는 조음방식이 다른 별개의 음이나 한국어에서는 별개의 음소가 되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의미를 구별하는 데에 사용되지 못하고, 음소 /ㄹ/의 변이음(變異音)이 된다. 이 때문에 /ㄹ/은 설측음이나 탄설음보다는 유음(流音)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