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외 30절판형. 164면. 1984년 7월 10일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발행하였다.
송기원의 발문 〈하종오에 대한 몇 마디〉와 작자의 후기가 있다. 1부에 「사월에서 오월로」외 11편, 2부에 「4월생을 위하여」외 9편, 3부에 「들」외 9편, 4부에 「들소리」외 14편, 5부에 「미도리마찌」외 9편, 6부에 「파지」외 10편, 7부에 「만남」외 10편, 총 7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작자의 두 번째 시집인 『사월에서 오월로』는 시집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우리 민족사의 비극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집이다. 이 시집에서 작자는 5.18 사태의 충격과 상처를 극복하고 그 상황에 정면 도전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곳에는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사람들은 노여움과 사랑으로 지어진/한 채의 집을 지키면서 어린 것을 키우며/이젠 땅을 내려다보고 결코 울지 않는다’(「그곳 오월」에서), ‘지금은 설운 그 사람 그리워서/상기도 붉은 꽃잎 따지는 말자/이제 풀꽃이 산천에 돋아나/긴 침묵의 시절은 지나간다’(「사월에는」에서). 이 작품들에서 보듯이 작자는 한과 슬픔의 역사를 넘어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 보이고자 한다. 작자는 작품집의 후기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위해받고 질곡되어진다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소수의 사람들이라 해도 그들의 해방에 내 시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 뚜렷한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민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냄으로써 민중시인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하고 있다.
작자는 첫 시집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와 두 번째 시집『사월에서 오월로』를 통해 민중시인으로서의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민중적 서정의 한 정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월에서 오월로』는 5.18 민주화운동의 충격과 상처를 극복하고 현실에 정면 도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도 첫 번째 시집에서와 같이 민중에 대한 작자의 변함없는 애정을 읽을 수 있으나, 첫 시집에 비해 예술성과 시적 긴장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민중에 대한 애정이 객관성을 결여함으로써 이상주의에 기울여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