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국판형. 145면. 1956년 10월 1일 성문관(聖文舘)에서 발행하였다.
책 앞에 작자의 자서(自序)가 있고, 발문은 없다. 〈차례〉가 책의 맨 끝에 있다. 1부에 「해」외 4편, 2부에 「도봉」외 5편, 3부에 「향연」외 8편, 4부에 「청산에」외 5편, 5부에 「하늘」외 6편, 6부에 「5월의 기도」외 6편, 7부에 「섬에서」외 5편 등 모두 46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자는 자서에서 이 시선집이 자신의 두 시집인 『해』와『오도(午禱)』에서 추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집에는 작자의 초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해」,「청산도」,「묘지송」,「도봉」,「하늘」등이 실려 있다.
작자의 시세계를 대표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 신이며 대표시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은 대개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산새도 날라와/우짖지 않고//구름도 떠가곤/오지 않는다//(중략)/이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도봉」에서), ‘하늘이 내게로 온다/여릿여릿/머얼리서 온다//(중략)/마시는 하늘에/내가 익는다/능금처럼 익는다’(「하늘」에서), ‘타오르는 목을 추겨 물을 주시고/피 흘린 상처마다 만져 주시고/기진한 숨을 다시/불어 넣어 주시는/당신은 나의 힘/당신은 나의 주/당신은 나의 생명/당신은 나의 모두’(「오도(午禱)」에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작자에게 있어 자연은 일제 강점기하의 좌절과 절망의 공간이자 고독의 공간이지만, 또한 위로와 평안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연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그 모습을 달리 하면서 인간의 슬픔과 고통에 반응한다 (「도봉」). 그래서 인간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느끼게 된다(「하늘」). 작자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는데, 일제 강점기라는 어두운 현실에서 신앙은 그에게 절망을 이기게 하는 힘, 유토피아적인 평화를 갈구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오도」).
『박두진 시선』은 작자의 두 시집 『해』와 『오도』에서 뽑은 시 46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따라서 이 시선집에는 작자의 초기 대표작들이 거의 다 실려 있다. 작자는 이 시선집에서 일제 강점기하의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작자는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자연과 인간, 신이라는 자신의 주요 시적대상을 시대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밀도있게 그려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