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형. 109면. 단기4291년(1958년) 5월 5일에 한국출판사에서 발행하였다.
시집 맨 끝의 출판사항에 발행년도가 단기 4291년 5월 5일로 표기되어 있다. 출판사항 바로 위에 〈우리의 맹세〉라는 제하에 1.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들 딸,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키자. 2. 우리는 강철같이 단결하여 공산침략자를 쳐부수자. 3. 우리는 백두산 영봉에 태극기 날리고 남북통일을 완수하자. 라는 선언문이 있다.
서문은 없고 책의 끝에 작자의 후기가 있으며, 후기 뒤에 목차가 있다. 「박명(薄明)」등 19편이 실려 있고, 이어서 ‘제이의 서시(第二의 序詩)’에 Ⅰ서시(1, 2, 3, 4), Ⅱ 비가(悲歌), Ⅲ 제이의 서시(第二의 序詩, 1, 2, 3, 4, 5)가 실려 있다.
이 시집은 『서정의 유형(流刑)』과 더불어 작자의 초기시적 경향을 대표하는 시집이다. 작자는 이들 초기시에서 국토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배면에 깔고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통해 존재에 대한 물음과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박명(薄明)」에서 ‘닫히인 창문 안에서/가난한 혼이어/밤내 얼마나 떨었을까/세계는 아직도 박명에 덮히어 있고/나의 꿈은 조용히 눈을 뜬다’고 함으로써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으며, 「나의 안에서」에서는 ‘선명한 것은 나의 안에서/모르는 것이 되어버린다/이름 있는 것은 나의 안에서/이름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이름을 잊어버리고 나면/너는 정다운 것이 되어/나에게로 도라온다’고 함으로써 존재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같은 존재탐구에 대한 의식은 전쟁에서의 체험이 그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서시」3의 ‘나는 전쟁을 생각한다/그리고 담밑에서 부러진/닭모가지를 생각한다’라는 대목을 통해서 볼 때 존재에 대한 탐구와 물음이 전쟁체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시집의 끝머리 출판사항 난에 실린 〈우리의 맹세〉 라는 제하의 선언문이 작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 글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제2의 서시』는 전쟁체험을 통해 얻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서정적인 언어로 그려낸 시집이다. 작자는 이 시집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물음으로 존재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살아남은 자가 지니는 죄책감과 존재에 대한 불안은 작자의 의식을 자기부정과 분열의 상황으로 끌고 가지만, 작자는 인간에게 주어진 죽음의 조건을 수용함으로써 자기존재를 정립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작자의 초기시 경향을 대표하는 이 시집은 전쟁체험으로 인해 얻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서정적인 언어를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존재탐구에 대한 작자의 의지를 잘 드러낸 작품집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