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내전수함음소(內典隨函音疏)』는 후당(後唐)의 천성연간(天成年間926~929)에 승려 행도(行稻)가 월(越) 지방의 대선사(大善寺)에 머물며 서북쪽의 별원에 간경도장(看經道場) 만들어 간행한 책이다. 행도는 경론을 읽으면서 어려운 음에 대한 의미와 해석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이에 음의(音義 : 경전에 있는 글자의 발음과 의미를 해석한 것) 500여 권을 저술하였다.
『내전수함음소』는 재조대장경의 일부로 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경의 목록인 『대장목록(大藏目錄)』에도 수록되지 못하였고 목판도 전해지는 것이 없었다가 2009년에 실물 목판이 발견되었다. 일본의 오타니대학(大谷大學) 도서관에는 4,995첩의 재조대장경이 소장되어 있는데, 소장본의 마지막 권의 권말에는 1381년 공민왕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인출되었다는 이색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오타니대학 고려대장경 인쇄본 중에는 『내전수함음소』권481, 권490의 일부가 소장되어 있어 고려 말에는 『내전수함음소』가 함께 보관 · 인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전수함음소』 역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로 그 간행에 대한 경위는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대장각판군신기고문(大藏刻板君臣祈告文)」에 나타나 있는데, 대장경판을 판각하여 불력(佛力)으로 몽고의 침입을 물리치고자 만들어졌다. 그러나 『내전수함음소』는 『대장목록』이나 보충된 대장경의 목록인 『보판목록(補板目錄)』, 1865년 해명장웅(海冥壯雄) 스님이 해인사 경판을 조사한 후 만든 『보유목록(補遺目錄)』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의 해인사 관련의 어느 기록에도 이 자료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는 혜림(慧琳)의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 가홍(可洪)의 『신집장경음의수함록(新集藏經音義隨函錄), 희린(希麟)의 『속일체경음(續一切經音義)』 등의 ‘음의류(音義類)’와 내용상 중복되는 점과 500권에 달하는 분량 문제 등의 이유로 비록 판각은 하였으나 대장경의 목록에 편입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내전수함음소』권490은 두 개의 목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목판에는 제1, 2장이 앞뒤로 새겨져 있으며, 두 번째 목판에는 제3장이 새겨져 있고 뒷면은 비어 있다.
목판의 손잡이 역할을 하는 마구리에는 해인사 소장 대경판과 같은 형식의 구리판이 보강되어 있다. 또 마구리 오른쪽에는 ‘환 내전수함음소 사백구십 일장(桓 內典隨函音疏 四百九十 一丈)’, 왼쪽에는 ‘이장(二丈)’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제1장에는 제목 ‘내전수함음소 사백구십(內典隨函音疏 四百九十)’에 이어 ‘정원(貞元)’, ‘음전자체 소석경문(音詮字體 疏釋經文)’이라는 내용이 하단에 새겨져 있으며, 아래에는 함차(函次)를 나타내는 ‘환(桓)’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현재 재조대장경의 환함(桓函)에는 『대승이취육바라밀경(大乘理趣六波羅蜜經)』10권, 『대화엄장자문불나라연력경(大華嚴長者問佛那羅延力經)』1권,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1권 등 총 12권이 수록되어 있다.
다음 행에는 저자 표시인 ‘삽천서만 사문 석 행도 제(霅川西巒 沙門 釋 行稻 製)’가 있다. 본문은 반야(般若)가 한문으로 번역한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의 10권에 대한 음의(音義)가 수록되어 있다. 각 판의 제목을 나타내는 판미제(板尾題) 부분에는 ‘내전수함음소 사백구십 제이장 환(內典隨函音疏 四百九十 第二張 桓)’의 표시가 있다.
3장의 권말에는 권말제(卷末題)와 권차(卷次)가 있고 ‘을사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라는 간행 기록이 있다. 제3장의 내용 부분 변란(邊欄) 밖의 하단에는 음각으로 ‘덕지(德之)’라는 각수(刻手)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내전수함음소』 권490에는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1부 10권에 대한 음의 해석을 수록하고 있다.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은 대승불교의 실천 덕목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를 실천하여 깨달음으로 이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판에 수록된 내용은 권490에 해당하는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십권(十卷) 일부의 음의(音義) 대상 부분인 ‘일회복보(一洄澓洑)...’를 시작으로 1장 50개, 2장 50개, 3장 38개의 모두 138개의 어휘 항목에 대한 주석이 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해인사 대장경의 일부로 간행되었으나 목록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은 『내전수함음소』의 목판은 대장경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중국이나 일본 등에 전해지는 『내전수함음소』의 관련 기록과 실물 목판의 비교, 다른 음의(音義)와의 비교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