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 판형. 121면. 창작과비평사에서 1978년 11월 30일에 발행하였다.
이 시집은 차례, 제1부∼제5부에 걸쳐 총63편의 작품, 최하림(崔夏林)의 ‘발문’, 시인의 ‘후기’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집에는 김창완 시인이 등단한 1973년 이후 1978년까지 쓴 작품 63편이 실려 있다.
제1부에는 「막금도(莫今島) 사공」,「수유리의 침묵」 등 11편, 제2부에는 「인동일기」연작 9편, 제3부에는 「기러기」,「무능한 나의 신(神)」 등 12편, 제4부에는 「부러진 낫」, 「선보리 잡는 날」등 12편, 제5부에는 「촛불 앞에서」, 「죽어서 할 일」 등 11편, 제6부에는 1973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작인 「개화(開花)」를 비롯하여 「바다와의 대작(對酌)」 등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인동일기」 연작은 “새마을 사업장에 나가 호박구덩일 팠다/돌자갈 틈 비집고 뻗어 나갈 어린 뿌리 위하여/언 손 부르트니 맨소래담 바르고/내 뼈일지도 모를 풀뿌리가 혹한 속에 드러나/나도 마른 풀잎 하나로 떨고 선다”(「인동일기Ⅰ」)에서 보는 것처럼, 영세민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워서 우리는 손을 잡았다/어둠과 눈보라가 미아리를 넘어온 날/춥고 무서워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다/행인들 넘어지던 빙판 위에/중단된 공사장 철근 골조가 그림자 누이는/어느 새 밤이다 (……) 우리는 춥고 무서워 헤어지지 않았으니/덮어 다오 눈이라도 두텁게 덮어 다오”(「인동일기Ⅶ」)에서 보는 것처럼 한겨울을 견디려는, 척박한 삶을 이겨 내려는 강한 생활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최하림은 시집의 ‘발문’에서 “김창완의 시는 돌멩이의 비상과 같은 저항 정신을 주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어두운 힘을 담는 서민어를 버리고 표준어를 취하는 상호 배반적이며 모순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 시집은 소외당한 사람들의 한과 정서를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척박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민초들의 고통과 자신의 고뇌를 병치시키는 수법으로 저항 의식을 드러내지만, 서정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견딤의 중요성을 친숙한 어조로 노래한 점이 특징이라고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