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으로 이루어진 산문시이다. 소화(昭和) 14년(서기 1939년) 9월 6일에 학예사에서 발행한 작자의 시집 『태양의 풍속(風俗)』에 실려 있다.
「태양의 풍속」은 3연으로 이루어진 산문시이다. 1연은 ‘태양아’라는 호칭으로 시작하면서 ‘다만 한번이라도 좋다. 너를 부르기 위하여 나는 두루미의 목통을 비러오마 (중략) 나는 너를 나의 어머니 나의 고향 나의 사랑 나의 희망이라고 부르마 그러고 너의 사나운 풍속을 쫓아서 이 어둠을 깨물어 죽이련다’라고 하여, 태양이 어둠을 없애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작자는 여기에서 태양을 어머니 고향, 사랑, 희망 등으로 명명함으로써 태양의 원형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2연도 ‘태양아’라는 호칭으로 시작되는데 ‘너는 나의 병실을 어부들의 아침을 다리고 유쾌한 손님처럼 찾어오너라’라고 하여, 태양이 아침을 데리고 밝은 모습으로 오기를 바라고 있다. 3연은 1, 2 연에 비해 길이가 짧은데 ‘태양보다도 이쁘지못한 시, 태양일 수가 없는 설어운 나의 시를 어두운 병실에 켜놓고 태양아 네가 오기를 나는 이 밤을 새여가며 기다린다’고 하여, 자신의 시가 태양의 밝은 풍속을 따르게 되기를 원하면서 태양을 기다린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낡고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대상으로 태양을 상정하고, 태양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희구한다.
「태양의 풍속」은 작자가 이미지즘, 주지주의 이론을 도입하면서, 과거의 시적 경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집 『태양의 풍속』의 서문에 해당하는 〈어떤 친한 「시의 벗」에게〉에서 작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시의 성격을 ‘방향’, ‘돌진’, ‘충돌’이라는 말로 요약하면서, ‘동양적 적멸’과 ‘무절제한 감상의 배설’, ‘탄식’과 ‘비밀’ 등을 떨쳐 버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라는 작자의 이런 의지가 「태양의 풍속」에서 태양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표출되어 있다. 이 작품은 주정적인 경향이 강하던 1920년대의 시와 결별하고, 주지적인 경향으로 선회하는 30년대 시의 면모를 확연히 드러낸 작품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