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타령」은 놀보에게 쫓겨난 흥보 내외가 곤궁하게 사는 처지를 슬퍼하며 부르는 신세자탄가로, 슬픈 계면조에 중머리 혹은 진양 장단으로 짜여 있다. 「가난타령」의 화자(話者)는 흥보 마누라로 설정된다. 가난의 비애를 강조함으로써 나중에 부자가 된 기쁨을 더욱 강조하려는 일종의 대조법이다. 「가난타령」은 이미 신재효 사설에 “복을 못 탄 신세자탄을 진양조로 섧게 울 제……”라고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일찍부터 불리던 대목으로 보인다. 「가난타령」의 배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중타령」에 앞서 부르는 경우인데, 이런 배치는 본래 신재효의 「박타령」에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제비노정기」 다음, 그러니까 「박타령」 직전에 놓이는 경우로, 박녹주·김연수 등 현대 흥보가는 대부분 이렇게 짜여있다. 박초월의 경우에는 둘 다 부르는데, 이런 구성은 박헌봉의 『창악대강』에서 나타난다. 「가난타령」의 사설은, “복이라 하는 것은 어찌하면 잘 타는고. 북두칠성님이 복 마련을 하시는가.” 하면서 가난을 타고난 자신의 팔자를 한탄하는 내용이다. 신재효의 「박타령」을 비롯해서 박녹주·박봉술·김연수 등의 흥보가가 대부분 이런 내용으로 되어있다. 박초월과 박헌봉의 다른 한 가지 사설에는, “다른 집 사람들은 한가위를 맞이하여 햇곡식 햇콩 따서 송편하고 절편해서……” 하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1960년대에 박헌봉이 새로 짠 사설을 박초월이 그대로 부른 것으로 보인다. 『창악대강』을 보면 박헌봉은 신재효의 사설을 인용하여 이 대목을 짰음을 알 수 있다. 신재효 사설에는 장단 표시가 없는데다 「가난타령」과는 다른 부분에 있는 사설이기 때문에 원래의 음악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가난타령」은 중머리로 부르기도 하고, 진양 장단으로 부르기도 한다. 박녹주는 중머리로, 김연수는 진양으로 되어 있으며, 박봉술은 박녹주와 같은 계통인데도 한 대목을 놓고 중머리로도 부르고, 진양으로도 부른다. 그에 반해 박초월은 「가난타령」 두 대목을 모두 진양으로 부른다. 대체로 설움을 강조할 경우에는 느린 진양으로 짜는 데 비해, 진양 「가난타령」 다음에 계속 진양 「박타령」이 오는 지루함을 피하자면 중머리로 거뜬하게 부른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