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단가의 하나로 사계절 풍경의 변화에 따라 느끼는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다. 「사절가(四節歌)」 또는 「사철가」라고도 한다. 또한 “이 산 저 산 꽃이 피면”으로 시작하므로 「이 산 저 산」이라고도 부르는데, 단가는 첫 구절을 제목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단가가 중국의 인물이나 고사를 엮어 사설을 짜는 데 비해 이 단가는 대부분 평이한 우리말로 엮어져 있고, 약간의 한시 구절만 인용하고 있다. 꽃, 녹음, 황국단풍, 백설 등을 보면서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느끼는 감상을 쉬운 일상어로 표현하기 때문에 비교적 근래에 나온 작품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작가나 창작 연대는 알 수 없다. 일제강점기 정정렬 명창이 「사절가」(Victor KJ-1019)를 녹음한 적이 있으나 아직 음반이 발견되지 않아 이 곡과 동일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근래에는 김연수가 녹음한 「사시풍경」(1969)이 있으므로 현재는 그가 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상현이 부르는 것은 김연수와 사설이 같으나 ‘인수순약격석화(人壽瞬若擊石火)’와 같은 어려운 한문구를 빼고, 곡조도 계면화시켜 부르기 때문에 더욱 대중적으로 널리 불린다. 단가는 본래 평조나 우조로 짜는 데 비해 요즈음 부르는 「이 산 저 산」은 계면조로 짜여 있다. 이는 판소리가 전반적으로 계면화 되어 가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