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가 1973년 창작한 담시 「분씨물어」를 1985년 임진택이 작곡하여 「똥바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창작 판소리. 1985년 2월 신촌 우리마당에서 초연되었으며, 1985년 4월 민중문화운동협의회에서 공연실황이 비합법음반으로 발행되었다. 김지하(본명 金英一)는 1970년대에 「오적(五賊), 1970)」, 「비어(蜚語:소리내력), 1972)」, 「분씨물어(1973)」 등 일련의 풍자 담시를 발표하여 정치적인 탄압을 받았다. 1974년 12월 31일 명동성당에서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된 김지하를 구명하기 위한 공연이 열렸는데, 여기에서 임진택은 그의 담시 「소리내력」을 판소리 형식으로 구연함으로써 처음으로 담시의 판소리화와 현대적인 창작 판소리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후 임진택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똥바다(1985)」와 「오적(1993)」 등을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똥바다」는 당대의 민감한 사회적·정치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발표 당시부터 커다란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120여 회의 공연을 갖기도 했다. 줄거리는, 일본에 「분삼촌대(糞三寸待)」란 자가 임진왜란 이래 조상 대대로 조선을 침략하다 똥에 미끄러져서 죽은 까닭에 조선과는 원수가 져서 똥 누는 것을 참으면서 복수하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친선방한단의 일원에 끼어 조선에 나오게 된 삼촌대는 기생관광을 즐기면서 조선의 금(金) 씨, 권(權) 씨, 무(武) 씨와 결탁하여 조선을 똥바다로 만들고자 한다. 기고만장한 삼촌대는 마침내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깔고 앉아 똥을 싸다가 때마침 지나가던 참새 똥에 미끄러져서 마침내 제가 싼 똥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일본의 새로운 정치·경제·군사적 침략을 신랄하게 풍자·비판하는 작품으로, 표현이 매우 직설적이고 때로는 초현실적이지만, 전통 판소리의 내적 율격과 표현법을 성공적으로 현대에 적용한 작품으로 꼽는다. 원작에는 장단이나 악조의 표시가 없으나 임진택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판소리의 어법과 장단에 맞게 다듬어서 작곡을 하였다. 특히 작사와 작곡의 분업을 통해 창작 판소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점에서 좋은 사례가 된다. 원작과 판소리 모두 1970년대의 정치·사회적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