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리당산은 고창 읍내의 여섯 곳에 설치된 당산을 총칭한다. 즉, 천북동(川北洞)의 상거리당산, 모양동(牟陽洞)의 동산물당산, 신흥동 민가 사이의 하거리당산, 중앙동 오거리 도로변의 중거리당산, 매일시장 뒤편의 중앙당산, 고창향교가 있는 교촌당산이다. 이곳의 당산은 당산수와 당산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전형적이지만,당산수가 베어져 당산석만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고창 오거리 당산제는 이원화되어 있다. 각 당산이 있는 마을에서 정월 초에 독자적으로 당산제를 지내고, 정월 대보름에 상거리에 있는 당산[중거리 당산, 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에서 정월 대보름 당산제를 지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고창 읍내의 오거리당산은 각 마을의 수호신이 되기도 하지만, 중앙에 자리하여 고창읍내 전체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일설에는 고창읍내가 배의 형국이므로 배가 떠 있는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사방과 중앙에 당산석을 설치했다고 전한다. 하거리당산에는 풍수신앙에 따라수구막(水口幕, 물이 나가는 곳을 막아주는 섬)이 표시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 폐지되었다가, 광복이 된 후에 다시 행해진 무형유산이다. 당산석 일부가 국가유산으로 등록됨에 따라 고창읍민들은 오거리당산보존회를 조직하여 전승하고 있다.
정초(正初)에 제사를 주관할 제관(祭官)과 유사(有司)를 선정하고, 풍물을 치면서 집집마다 돌면서 가신을 위로하는 안택굿을 해주면서 걸립을 한다. 이때 모아진 쌀과 돈으로 비용을 조달한다. 각 마을의 형편에 따라 정초 혹은 보름에 동제를 지내고 정월 보름에는 읍내의 전체가 합세하여 당산제를 행한다.
중앙당산을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가 두 패로 나뉘어서 연등놀이와 줄다리기를 하는데, 줄다리기와 연등놀이는 정초부터 준비를 한다.
줄의 길이는 30여 미터가 되는데, 동부줄은 남성, 서부줄은 여성의 것으로 만든다. 연등도 동서 양쪽에서 백여 개의 청사초롱을 만들어 긴 간질대 위에 횡목(橫木)을 매어달고 이 횡목에 등을 단다.
보름날 저녁에 동서부의 남녀 동민들이 부락당산에 모인 후, 동부는 상거리당산에서 서부는 하거리당산에서 출발한다. 연등대열을 앞세우고 그 뒤를 동민들이 줄다리기줄을 일열로 메고 가는데, 이 때 많은 횃불을 들고 간다.
줄의 앞고리에는 사람을 태우고 좌우에서 이를 메고 가는데, 줄을 탄 사람이 부르는 소리를 따라서 여러 사람이 합창을 한다. 풍물패도 따라간다.
동서 양쪽이 중앙당산에서 만나면 동서부 양쪽 줄 머리의 고다리 위에 탄 사람들이 맞부딪혀 고싸움을 시작한다. 고싸움이 끝나면 이어서 줄다리기를 한다. 줄다리기는 서부마님 쪽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하여 동부에서는 져준다. 줄다리기를 마치면 줄은 당산석에 감아둔다.
이어서 연등놀이를 한다. 동서 양쪽에서 앞세우고 간 연등대에 높이 매단 초롱불을 아래에서 돌을 던져서 상대방의 연등을 많이 끄는 편이 이기게 된다. 행사가 끝나면 주민들은 술과 안주와 보름밥을 나누어 먹고 풍물을 치면서 여흥을 즐긴다.
고창오거리 당산제는 풍수신앙과 마을공동체신앙, 민속놀이가 어우러진 지역축제이자 향토문화유산이다. 학술적 · 예술적 가치가 높으며, 지역문화콘텐츠로서도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