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예문(觀世音菩薩禮文)』은 1462년(세조 8) 황해도 서흥의 자비령사에서 개판하여 인쇄한 책으로, 십악참회(十惡懺悔)를 다룬 참회 문집이다. 2011년 12월 29일에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었다.
『관세음보살예문』의 저자는 알 수 없지만, 한역(漢譯)을 한 사람은 구자(龜玆)의 승려 구마라습(鳩摩羅什, 344∼413)이다.
이 책의 발문(跋文)과 육경을 필서하여 합부한 사람은 조선 초기의 무신 성달생(成達生, 1376∼1444)이다. 성달새의 자는 효백(孝伯)이고, 본관은 창녕(昌寧)이다. 평필가 성달생이 필서한 여러 종의 판본이 지금까지 전하고 있는데, 그중 『관세음보살예문』은 성달생이 1424년(세종 6) 평안도 도관찰출척사 겸 평양부윤으로 재임하고 있었을 당시 필서한 것이다. 이는 전해지는 판본 중 가장 앞선 것이다. 전라도 고산 안심사에서 처음으로 간행하였으며, 이후 이 안심사본을 바탕으로 전국의 사찰에서 간행되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판본은 약 20여 종이나 된다.
『관세음보살예문』은 1책 15장으로 된 목판본이다. 황색 표지에 흰색의 무명실을 사용해 사침안정법(四針眼訂法)으로 표지를 꾸몄다. 표지의 표제 오른쪽에는 작은 글씨로 '세조칠년 임오 서기일사육이 간(世祖七年壬午西紀一四六二刊)'이라고 먹으로 적혀 있다. 닥종이를 사용했으며, 책의 전체 크기는 세로 25.8㎝, 가로 15.8㎝이다.
판식(版式)은 사주단변(四周單邊)이며. 반곽(半郭)의 크기는 세로 19.4㎝, 가로 12.6㎝이다. 계선(界線)은 없고 한 면에 8행 15자씩 글자를 배치했다. 어미는 없고, 판심에 있는 제목은 ‘구(口)’라 되어 있다. 본문에는 구두점이 필사되어 있고 책의 마지막에는 발원문과 성달생의 관직, 성명이 기록되어 있다. 이어 "천순임오(1462) 칠월일 중각(天順壬午七月日重刻)"이라는 간행 기록과 함께 유사질(有司秩) 및 시주질(施主秩)이 새겨져 있다.
이 『관세음보살예문』을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본 『육경합부』 에 수록되어 있는 『관세음보살예문』과 비교해 보면, 간행 기록, 유사질 및 시주질까지 동일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금강반야바라밀경』의 마지막에 '황해도 서흥지 자비령사 개판(黃海道瑞興地慈悲嶺寺開板)이라는 간행 기록과 승의랑(承議郞) 최효안(崔孝岸) 등 시주자 명단을 통하여 이 책의 간행지가 황해도 서흥이고, 간행소가 자비령사임을 알 수 있다.
『관세음보살예문』은 『육경합부』 속에 들어 있는 6종의 경전 중 하나로 참회 의식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참회 의식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나무원통교주관세음보살(南無圓通敎主觀世音菩薩), 나무도량교주관세음보살(南無道場敎主觀世音菩薩), 나무원통회상불보살(南無圓通會上佛菩薩)을 부르면서 예배한 뒤,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을 하고 모든 부처와 보살에 대한 청사(請詞)와 관음청사를 한다. 이어 사생 육도(四生六途)의 중생이 지은 죄를 참회하며, 참회사가 끝나면 다시 관음찬을 한 구절씩 부른다. 찬송하는 게송은 범패(梵唄)로 가영(歌詠)한 다음, 관세음보살 멸업장진언(滅業障眞言)을 108번 외운다. 이와 같은 순서로 관음 찬사와 진언을 반복하면서 차례로 투도(偸盜), 사음(邪婬), 망어(妄語), 악구(惡口), 양설(兩舌), 기어(綺語), 탐애(貪愛), 진에(嗔恚), 치암(痴暗)의 십악을 참회하도록 되어 있다.
『관세음보살예문』은 비록 『육경합부』에서 따로 장책된 것이지만, 기존에 전해지던 판본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비교적 빠른 시기에 간행된 것이다. 특히 이 판본은 성달생이 필서한 것을 독자적으로 판각한 판본으로, 서지학 연구 및 불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